"I'm not religious; I'm spiritual."
"나는 종교적인 사람이 아니라 영적인 사람입니다"
이 말이 참 마음에 든다. 요즘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젊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믿음이 없더라도 교회를 나가는 사람이 많단다. 한인 교포들 중에서도 70퍼센트 이상이 교회에 출석한단다. 사람도 만나고 정보도 얻고 보험도 팔기 위해, 여러 가지 이유로 간다고 한다.
2001년 경에도 그런 말을 들은 적 있다. 한국인이 유학으로 처음 미국에 가면 제일 먼저 찾는 곳이 교회란다. 한인 사회가 집결한 곳이고, 종교적인 사람들이라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그렇단다.
미국에서는 이미 교회에서 예불을 드리는 시대가 되었다. 몇 년 전에 대구 팔공산 동학사 주지 스님이 미국에 있는 역사가 깊은 교회에서 예불을 드리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 교회 목사님이 예불에 앞서 그 스님을 소개했다.
유럽에서는 한국 교회와 같은 분위기는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문자주의적 근본주의 신앙은 유럽에서는 찾기 어렵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아직 남쪽 지방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에 미국 선교사가 들어올 때 아주 지독한 보수주의 선교사들이 들어와 선교를 했다. 그 영향으로 한국 교회는 90퍼센트 정도가 문자주의적 근본주의 신앙관을 갖고 있다. 세계 어떤 교회에서도 찾기 어려운 이상한 현상이라고도 말한다. 나도 동감한다. 어릴 때부터 그런 신앙관에서 자라왔고, 나 스스로도 그것이 옳다고 믿어 수 십 년 무장하며 살았으니 말이다. 나는 기독교인이라면 타종교를 부정하는 것이 당연하며, 그것이 내 신앙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성경구절을 절대시했기 때문에 그런 발상을 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만 나온다. 인간이 만든 책을, 그 내용에 하나님의 말씀이며 온전하다는 구절 때문에 내 삶 전체가 그것에 노예되다시피 살아왔다는게 참 웃겼다. 성경은 하나님을 체험한 사람들이 기록한 책이지, 하나님 말씀 자체가 아니다. 하나님 말씀은 지금 이 순간 늘 우리 삶과 함께 한다. 그 말씀이 책의 문자와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문자는 문자로써의 역할만 하면 된다. 그것에 어떤 신령한 무엇을 연결하는 것은 우상과 다를 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