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과 생각이 같지 않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발견인 것 같다. 물론 알고는 있었지만, 이 차이를 이토록 분명하게 느끼면서 아는 것은 처음이다. 본성이란 <참나>의 성질을 말한다. 워낙 다양한 표현으로 말해지기 때문에 그냥 <참나>로 표현하자.
경험이 발생하면 무의식적 관념 속에서 그것과 관련된 생각이 발생한다. 생각은 그동안 쌓인 지식과 과거의 경험을 비교, 검토하면서 새로운 생각을 발생시킨다. 생각은 그렇게 과거의 잔재물을 퍼올려 현재에 뿌려대고, 그렇게 현재에 발생한 사태를 다시 잠재의식 속으로 쑤셔 넣는다. 이 과정 속에서 생각은 끊임없이 탄생한다.
사람에게서 인격은 그 사람의 유전, 전통, 문화, 경험, 생각 등에 영향을 받는다. 그 모든 것들의 조합이 그 사람의 인격이다. 따라서 사람은 사회적으로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인격은 하나 이상 만들어져 무의식적으로 키워지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 적절히 만들어진 인격은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집에서의 그 사람의 인격과 직장에서의 인격은 다르다. 정신병자를 말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는 것을 말한다.
사람은 곧 인격이다. 인격이 만들어져 형성되는 것이니 사람을 <참나>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참나>는 그 인격의 활동과 생각을 지켜보는 순수한 의식이다.
요즘 나는 <참나>가 인격과 생각을 관찰하는 재미로 시간을 보낸다. 의식의 초점이 <참나>에 가 있으면 현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에 힘겨움과 지겨움이 없다. 하지만 자아에 초점이 맞추어지면 삶이 참 힘겨워진다. 때로는 지겹기도 하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미래의 불확실과 과거의 상처가 힘들게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모두 존재하지 않는 환상이다. 있지도 않은 것으로 자기 자신을 괴롭힐 필요는 없는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의식의 힘은 커져간다. 한 달 전보다 더 강해졌다는 것을 실감한다. 의식이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는 시간도 더 길어졌다. 의식을 모으는데 그리 힘들지도 않다. 의식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일어나려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의 삶에 기대가 넘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