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활동하는 것을 지켜보면 재미있다. 기사를 읽는다. 요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은밀한 부위 '점' 때문에 시끌시끌 하다. 며칠 전 병원에서 자진 검증을 해서 그 점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공지영씨와 김부선씨에게 대중의 화살이 돌아갔다. 내 마음에서도 두 사람에게 뭔가 말을 하려고 했다. 그것을 알아차리니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그냥 침묵했다. 오늘 공지영씨 변명 기사가 났다. 누군가 그 녹음파일을 유출해서 자신도 악플에 많이 시달린다는 내용이었다. 마음 한켠에서 '왜 녹음을 해서 그런 일을 만들었느냐', '이제 어떻게 할 거냐' 등 이런저런 생각이 올라왔다. 그런 생각이 올라오는 건 자연스런 과정이다. 나무랄 것도 없다. 그 생각은 선도 악도 아니다. 생각은 그냥 생각일 뿐이다. 생각을 지켜보면 그냥 사라진다. 생각은 '내 생각'도 아니다. 그냥 생각이다. 생각과 나는 다르다. 생각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문제가 된다. 나는 점점 생각과 이별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생각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사람은 생각으로 인해서 책임을 지려고 한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느냐고 자책하는 사람도 생긴다. 그런 생각에 대해서 책임을 물으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고통이 생긴다. 생각에 대한 주체가 생기니 그 주체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생각에 대한 주체는 없다. 생각은 그냥 생각일 뿐이다. 생각이 나타나는 것은 마치 구름이 모여서 나타나는 것과 같은 자연적 이치이다. 나타난 생각은 곧 흩어지게 되고 사라진다. 우리가 할 일은 그냥 그것을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