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간의 대립, 교리의 분쟁, 생각의 차이 등은 모두 해석에서 일어나는 충돌이다. 진리는 하나인데 왜 그토록 분쟁이 일어날까? 그것은 인간이 진리를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근접하게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관상기도나 불교의 간화선 같은 경우이다. 어쨌든 모든 경험은 현상계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것을 해석하고 설명하는 방법에서 충돌이 일어난다.
하지만, 종교와 상관없이 근접하게라도 진리를 체험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다른 방법으로 진리를 설명하더라도 그것이 같은 체험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안다. 문제는 그런 체험도 없는 자들이 단지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을 들이밀 때 충돌이 발생하게 된다. 지식을 진리로 착각하고 그것을 절대시할 때는 답이 없다. 그런 때는 그냥 침묵하는 것 외에 달리 무엇을 하겠는가? 오히려 좀 안다고 설치는 자들 때문에 세상은 더 혼탁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많이 겸손해져야 한다. 나도 이곳 <삶의노트> 외에는 어떤 곳에도 글을 쓰지 않는다. 이곳은 내 일상의 기록을 남기는 공간이어서 그나마 자유롭게 남기지, 커뮤니티나 카페 같은 공개적인 곳에 글을 올렸다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하지만 몇 년 뒤에는 이곳도 소란이 많이 일어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