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수도원 박노열 목사의 관상기도 시리즈 영상 중에서 가장 마지막 장면이다. 박노열 목사는 십자가의 성 요한을 연구해서 그의 방법을 따른다. 습득적 관상이 아닌 주부적 관상을 한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좌선을 한다. 좌선은 불교의 각산 스님의 명상법에서 좌선하는 방법을 유튜브로 배울 수 있는데 그것과 같다. 그런 후 눈을 감든지, 반쯤 뜨든지 해서 모든 생각과 느낌과 관념을 지운다. 그 상태로 하나님의 임재를 느낀다. 기도 중간에 잡념이나 생각이 나타나면 '주여'와 같은 성스런 단어를 말하며 잡념을 좇아내고 처음의 맑은 정신 상태로 돌아간다. 그 상태로 30분 혹은 1시간 동안 진행한다.
불교의 사마따 명상과 차이나는 부분은 딱 한 가지이다. 사마따 명상은 어떤 한 가지에 집중해서 명상을 한다. 예를들면 호흡이나 신체 특정 부위의 감각에 집중하는 방법인데, 박노열 목사의 관상기도는 완전히 무(無)의 상태로 유지하는 게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상태로 계속 유지했을 때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 무의식 상태로 들어간다고 말한다. 박목사는 그것을 하나님께 흡입되었다고 말한다. 무의식상태로 들어갔을 때에는 마치 잠을 잔 것처럼 본인도 알지 못하나, 의식상태로 빠져나온 후에는 자신이 무의식 상태로 들어갔다는 것을 분명하게 자각하게 된다고 한다. 이것도 사마티 명상과 많이 닮았다. 그외 기도 중에서 밝은 빛을 본다는 것도 사마티 명상과 같다. 불교 명상에서도 완벽한 삼매에 들게 되면 지금까지 보지 못한 둥근 빛을 본다. 사마따 명상과 닮았다고 했지만, 간화선과는 거의 같다. 간화선은 일체의 생각을 끊어버리고 오직 무(無)의 상태에서 근원에 다가가는 방법이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깨닫게 된다.
박노열 목사는 교회를 운영하다가 나중에 기도원을 만들어서 관상기도를 전파하고 있다. 하지만 기독교 내에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 내가 살펴본 바로는 신앙에서 특별히 벗어난 부분은 발견하지 못하겠다. 관상기도는 십자가의 성 요한의 시대에 절정을 이루었는데, 그때는 종교개혁 전이니 기독교의 전통적인 기도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종교개혁 후에는 이런 기도를 수용하지 않고 지금과 같은 기도방법을 채택해서 개신교에는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긴 하지만, 나는 나름 좋은 기도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개신교에서도 관상기도 열풍이 조금씩 불어오고 있는데, 교계에서 방어하느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