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도(道)를 체득하기 위해서 이렇게 몇 년 동안 많은 시간을 들여서 한꺼풀 한꺼풀 자아를 벗겨내고 본질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하물며 그런 노력 하나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이 도(道)를 말한 들 그에게 먹혀들지 않는 건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다.
도(道)를 체득한 사람은 평범한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자기가 잘나서가 아니다. 말해도 사람들이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신에게 해를 가할 수 있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이다.
진리가 점점 더 밝게 드러나자 나는 그걸 더 뼈저리게 느낀다. 알아갈수록 더 침묵하게 된다. 초기에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같이 진리를 알아갔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하지만 벽을 마주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알았다, 진리는 정말 원하는 사람에게만 말할 수 있다는 것을.
공자의 〈학이편〉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有朋自遠方來, 不亦樂呼(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벗이 있어서 멀리서 찾아오니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여기서 벗은 단순한 벗이 아니다. 도(道)를 깨달아 군자의 삶을 살아가는 벗을 말한다. 그런 벗이 멀리서 찾아오니 즐겁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평범한 벗은 주변에 살지 멀리 살지 않는다. 주변에서 참 벗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도를 깨닮은 사람은 그 수가 너무 적어서 쉽게 찾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