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특별히' 나를 위해서 무엇을 하신다. 우리는 이런 생각을 많이 듣고 많이 하기도 한다. 하나님이 내 기도를 '특별히' 들어주셔서 응답하신다는 생각, 하나님이 '특별히' 나를 사용하시기 위해서 부르신다는 것도 같은 의미에서 많이 사용된다. 누군가가 그런 말을 하면 정말 그런가 한 번쯤 생각해 보기도 한다.
어릴 때 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장차 크면 목사가 될 아이라는 말을 종종 들었다. 정말 그럴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성인이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목사가 될 생각은 한 적이 없다. 그러다가 20대 중반에 내가 좋아했던 교회 장립 집사 한 분이 자신이 기도를 해 보니, 내가 하나님이 엄청나게 사랑하시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나에게 무척 관심을 보이셨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크게 쓰실 인간상이라며 칭찬도 하셨다. 그때는 잠시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내가 정말 그런 사람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분이 기도를 많이 하시고 영적 힘이 있는 분이라는 생각도 있어서 그의 말에 호감이 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님이 나에게 어떤 특별한 계획이 있거나, 나를 특별히 쓰실 생각이 있다면 왜 당사자인 나한테는 아무런 표시도 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 '특별히'라는 말에 속아서는 안 된다. 하나님을 인격적인 존재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하나님을 마치 인간과 같은 존재로 여기게 된다. 그렇다 보니 하나님을 마치 인간이 하듯이 할 것으로 생각하고 그것으로 투사하게 된다. 완전히 오판하는 것이다. 인간은 인간을 '특별히' 차별하여 대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은 세상에 대해서, 인간에 대해서 차별이 없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차별하는 모든 기록과 말은 모두 인간의 투사이다. 하나님은 우주에 늘 평등하게 존재한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특별히' 어떤 것을 기대하지도 않고, '특별히' 쓰실 생각도 없고, '특별히' 인간을 선별하지도 않는다. 그 '특별히'는 인간 스스로 자신을 선별하려는 욕망이 아니겠는가?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와서 하나님이 '특별히' 당신을 향한 계획을 하고 있다는 투의 말을 한다면 그는 자신도 알지 못하는 말을 당신에게 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면 단지 자신의 생각을 당신에게 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