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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06일

다시 생각을 진행해 보자. 사실 내가 실제로 느끼고 아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려 하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생각이 질문한다. "나는 누구인가?" 생각은 스스로 '나'라고 여긴다. 즉 생각 자체가 '나'라고 이미 단정하고 있으면서 또 '누구'를 찾고 있다. 그렇다면 생각은 스스로 '나'이면서 '나'를 모르고 있다.

생각은 정말 '나'인가? 생각은 하나의 기능이고 작용이기 때문에 '나'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생각을 하는 어떤 존재가 있다는 것인데, 그 존재는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일까? 그 존재가 지금 생각으로 질문한다. '나는 누구인가?' 그 존재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있는가? 정말 몰라서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인가? 물론 나는 답을 알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서 내가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

'나는 누구인가?'는 언어로 만들어진 하나의 문장이다. 이 물음에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사람이 처음부터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니 최초의 소리부터 들어가 보자. 처음 인간은 '아~', '어~' 등과 같은 의성어와 몸짓을 사용하면서 대화를 했을 것이다. 그것이 하나하나 쌓여서 더 많은 발음으로 발전했을 것이고, 그 발음의 소리와 대상과 연결짓는 작업을 했을 것이다. (이 단락은 필요없을지도 모르겠다) 

'나'라고 말할 때 '나'가 가리키는 대상이 주체라는 것을 생각은 이해하고 있다. 생각은 자신이 '나'가 아닐 때 '나는 누구인가?'를 물을 수 있다. 내가 나라면 굳이 나를 궁금해 할 이유가 없다. 질문은 그것을 모를 때 하는 것이다. 생각은 정말 '나'를 모른다. 그래서 그 '나'를 찾고자 한다. 그런데 생각은 '나'가 아니다. 이미 '나'가 아닌데 '나'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생각이 질문을 한다면 '생각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생각이 '나는 누구인가?'라고 묻는다면 답은 이러하다. '나는 생각이다.' 그런데 생각이 저 질문을 한 것은 생각이 생각임을 알고자 함이 아니다. 생각하는 자가 뒤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보이지 않는 자가 정말 자신을 모르고 있을까? 이것 조차 지금 생각이 대행하고 있으니 설명하기가 참 어렵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생각이 하고 있다. 하지만 '나'가 생각이 아니라는 건 위에서 말했다. 그렇다면 '나'는 생각 자체가 아니라 생각을 일으키는 자를 말한다. 그 자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을 일으켰다. 그런데 그에게서 굳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필요한가? 답은 '필요하지 않다'이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만약 저 질문 자체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생각이 질문하는 것도 생각의 작용이고, 답을 알려고 하는 것도 생각의 작용이다. 그냥 작용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해결이 된 것이 아닐까? 단, 생각은 생각하는 그 기능이 자신의 본성을 통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질문을 할테니까.

다행히 생각의 작용을 알고 있는 의식이 있다. 그 의식이 진정한 나와 연결되어 있다. 생각은 '나는 누구인가?'라고 질문하지만, 그 의식은 '나는 나다'라고 일깨워준다. 그 의식 덕분에 생각은 쉼을 얻을 수 있다. 생각은 생각일 뿐이고, 생각이 찾는 그 '나'는 생각이 아니니 더 이상 찾을 필요가 없다. 생각은 생각으로 존재하면 된다. 왜 불필요하게 자신도 아닌 '나'를 찾는가? 찾지 않을 때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다.

단지 생각이 있을 뿐이다. 경험이 있을 뿐이다. 언어의 내용에 집착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다. 사실 진리를 찾는 작업에서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 내용은 인간이 만들어낸 관념이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인가?'는 관념이다. 생각이 이 질문을 하더라도 실제로 있는 것은 생각의 작용과 그 작용을 일으키는 존재 뿐이다. 누가 그 질문을 하고 있는지를 알면 되지, 그 질문의 대상을 찾으려고 하면 영원히 찾지 못한다. 관념은 실체를 알지 못한다. 

Copyright ⓒ 2000~Now 김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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