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어떤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사진의 내용을 모두 표현할 수 없다. 다만 어느 정도 설명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설명이 사진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어는 대상의 극히 일부분만 전달할 수 있다. 그것도 있는 그대로의 일부분이 아니라 추상적으로 변형된 기호의 형태로 전달된다. 언어를 접한 사람은 다시 그 언어를 자신이 알고 있는 번역기로 해석을 해야 한다. 언어는 대상의 내용을 전달하는 매개체이지만 상당히 왜곡되어 상대에게 도달한다. 갑자기 언어에 대한 생각이 떠올라 끄적여 본다.
저 고양이는 카이스트에 사는 길냥이다. 내게서 고양이캔을 얻어 먹은 바로 그 놈이다. 사람 손을 많이 타서 별로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다리 안쪽과 배에 상처가 많이 있었다. 피부병 같은데 길고양이들에게는 늘 있는 병일 것이다. 가여우면서도 예쁘다. 사람들이 그곳 길냥이들 많이 보살핀다. 겨울이 아니면 굶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