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못하는 세 명의 작가가 책을 쓴다고 가정해 보자. 그들의 책 내용이 같을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까? 많은 부분에서 유사한 내용들이 나타난다면 분명 어느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책을 모방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런데 세 사람의 책에서 많은 부분이 나타났다. 그것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세 작가의 독창적인 저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이 바로 그러한 책들이다. 이 책들은 많은 부분에서 유사하거나 거의 같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저자도 다르고, 책을 쓴 시대도 비슷하지만 각기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쓰여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이야 그렇게 마음대로 하겠지만 그것은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중에서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내용인데 마가복음에 들어있는 부분이 있다. 이것을 A라고 하자.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중에서 A가 아니면서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부분을 B라고 하자. 나중에 밝혀졌지만, 도마복음에 B의 내용이 모두 있다고 한다. 그리고 A의 내용도 함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성경 학자들은 도마복음이 가장 먼저 쓰여진 책이라고 추측을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도마복음이 예수님 사후 50년 전에 쓰여졌고, 그 다음에 마가복음이 도마복음을 참고해서 서기 50년 쯤 쓰여졌고, 서기 50년 지나서 마태복음이 도마복음과 마가복을 참고해서 쓰여졌고, 그런 후 누가복음이 도마복음과 마가복음을 참고해서 쓰여졌다고 한다. 요한복음은 서기 100년 전후에 독자적으로 쓰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마복음은 성경 27권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왜 그랬을까? 내가 보기에는 신약성경에 포함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성경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된다. 차라리 요한계시록 같은 책은 빼버리고 도마복음을 넣는 게 더 나았으리라. 서기 4C에 신약성경 정경을 결정할 때 분명 정치적, 종교적 선별과정이 있었다. 즉 오늘날 우리가 읽는 성경은 하나님에 의해서 가려진 것이 아니라 철저히 인간적 견해가 반영된 성경이라는 것이다. 성경을 읽더라도 이것만은 알고 읽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