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영·혼·육·자아 등에 대한 개념이 분명하지 못했다. 영과 혼에 있어서도 '영혼'이라고 같이 쓰는 경우도 있고, 영과 혼을 분리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서 혼란이 없지 않았다. 그 동안 나름대로 저 개념들이 어떤 것인지 알아갔지만 최근에서야 확실히 정리가 된 듯하다. 물론 앞으로도 개념 정리는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영(靈).
기독교에서는 사람마다 개별적인 영(靈)이 있다고 말한다. 그 영(靈)이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죽어서는 그 영(靈)이 천국 또는 지옥에 갈 거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치한다. 나도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사람에게는 개별적인 영(靈)이 없다. 모든 사람에게는 오직 하나의 영(靈)인 성령(聖靈) 뿐이다. 성령이 사람마다 임재하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있는 그 성령은 동일한 한 영(靈)이다. 따라서 사람이 죽어서 천국이나 지옥에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사람이 죽어서 가는 천국과 지옥은 없다. 사람이 죽으면 그 안에 있는 성령은 그냥 하나님 자리에 존재하게 된다.
혼(魂)과 자아(ego).
동양에서는 혼(魂)의 개념이 복잡하다. 귀신의 개념으로도 해석을 많이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나는 단순하게 생각한다. 혼(魂)은 사람의 생각과 이성적 활동, 감정 등 이러한 작용을 혼(魂)이라고 본다. 이 혼(魂)과 자아는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이러한 작용들의 주체라고 여겨지는 것이 바로 자아이다. 자아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느끼는 주체이다. 자아는 실체가 없으나 그런 작용들로 인해서 에너지 기운처럼 발생하는 무엇이다. 사람의 몸이 죽으면 혼과 자아는 모두 사라진다. 그들의 에너지가 다른 에너지로 변환될 수는 있으나 그것들이 사후에 그대로 존재할 수는 없다.
육체.
사람의 몸은 음식을 먹으면 그 영양분이 육체가 된다. 사람이 죽으면 당연히 흙으로 돌아간다.
천사, 사탄, 마귀, 귀신.
천사, 사탄, 마귀, 귀신 같은 것은 본래 없다. 모두 다 인간이 만들어 낸 상상적 존재들이다. 그런 존재를 생각하니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생각만 멈추어 보면 절대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그런 존재들이 보일 때에는 그 시대, 그 민족의 문화적 형태를 띠고 나타난다. 그런 존재를 상상하는 그 사람의 배경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그가 바로 그런 존재를 만들어내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전에는 천사, 사탄, 마귀 같은 존재는 처음부터 없었다. 즉 기독교와 함께 수입된 존재들이다. 사람들 마음에 각인시키니 환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귀신도 우리나라 경우는 늘 흰 소복 입은 귀신만 상상했었다. 하지만 서양 귀신은 우리와 다르다. 최근에는 좀비가 우리나라에 수입되기도 했다. 모두 문화적 산물이다. 귀신은 마음속에 떠올리지 않으면 절대 나타나지 않는다.
천사, 사탄, 마귀, 귀신은 모두 인간이 상상할 때 그 상상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런 존재를 생각하지 않으면 절대 나타나지 않는다. 한번 실험해 보시라. 마음이 약하고 두려움을 느낄 때 헛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생각을 멈추면 곧 사라지는 존재들이다. 모두 자기 스스로 만들어 낸 존재들이니 겁먹지 말자. 한번도 보거나 듣지 못한 악귀를 상상할 수 있는가? 불가능하다. 모든 영적 존재는 우리가 한번 이상 경험된 영상, 즉 영화나 그림 혹은 전래 동화같은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만 잊지 말자.
내가 말하는 것은 인간처럼 어떤 인격적 존재로서 영적 존재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어떤 에너지체로 있을 수는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포함해서 모든 물체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 그 에너지를 의인화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 에너지가 인간과 만났을 때 어떤 형상을 띠고 나타날 수 있는데, 실제로 그런 존재가 있어서가 아니라 환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예를들면 산신령과 같은 경우이다. 산신령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산의 기운이 그런 존재로 의인화된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의인화된 에너지체를 곧잘 진짜 인격체로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위와 같다. 오늘날 기독교적인 해석(사도 바울의 복음)과 다르지만 중요한 부분은 예수님의 복음과 일치한다. 나는 이 관점이 맞다고 본다. 단지 생각에서 달리 해석하는 정도가 아니라, 진리에 입각해서 살펴본 바 이러한 견해가 틀림없다고 본다. 더 명확한 것은 깨달음을 얻은 후 하나님과 통하면 이 견해가 맞는지 다시 확인해 볼 것이다. 참고로 이러한 생각을 하고, 이렇게 글을 쓰는 주체는 자아이다. 물론 그 자아를 움직이는 이는 성령이다. 거듭난 사람은 성령에 의해서 자아를 도구로 사용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성령을 가리고 자아(ego)가 주인이 되어 모든 것을 지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