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에 대해서 많은 말들이 있다. 책으로 말하고, 동영상으로 말하고, 군중 앞에서 설교하고, 이런저런 글로 포스팅하고, 대화로써 말을 한다. 거의 다 지식과 주장을 말한다. 그것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포장하느냐에 따라서 제대로 말하느냐 아니냐를 결정한다. 그런데 그 말은 하나님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말은 생명이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에 대한 그 말의 내용도 제대로 하나님을 표현하고 있는 것일까? 하나님과 단 한 번도 통하지 못했던 사람이 하나님을 말할 수 있을까? 마치 한 번도 맛보지 못한 과일의 맛을 전해들은 지식으로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그것은 그 과일의 맛을 아는 게 아니다. 과일에 대한 지식만 갖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도 마찬가지이다. 단 한 번이라도 하나님과 통해야 한다. 비록 통했다 하더라도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서 아주 일부분만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하나님은 우리가 알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상대계와 절대계는 건널 수 없는 심연이 가로놓여 있다. 다만 하나님과 통했을 때 지혜가 생겨서 그나마 진리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을 뿐이다.
전에는 권위있는 학자나 목사의 말을 받아들였다. 요즘은 전혀 그렇게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지식만을 전달할 때에는 더욱 그렇다. 지식은 관념이다. 교리도 관념이다. 관념을 진리인 양 말하는 것은 모두 거짓이다. 진리와 관념의 차이는 단순하다. 관념은 생각 속에서만 존재한다. 진리는 경험 속에서 존재한다. 생각을 멈추었을 때 사라지는 것이라면 진리가 아닌 것이다. 아쉽게도 우리는 여전히 진리를 모른다. 그러니 관념 속에서만 살려고 한다.
나도 아직 진리를 모른다. 그래서 이런 글도 다 쓰레기이다. 진리의 여운은 느끼지만 아직 그것과 통하지 못했다. 언제 제대로 통할 날이 올까? 마음만 답답하다. 그 날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오직 하나님이 하시니 나는 기다릴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