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나>를 찾는다. 생각이 <하나님>을 찾는다. 찾는다는 것은 생각 밖에 그것이 있다는 의미이다. 나는 어디에 있길래 찾아야 하는가? 하나님 또한 어디에 있길래 찾아야 하는가? 찾는 나와 찾아야 할 나는 다른 존재인가? 같은 존재라면 왜 찾아야 하는가? 하나님 또한 찾아야 하는 존재인가? 찾는 생각은 무엇인가?
생각이란 현상계 안에서 기능하는 작용이다. 생각 자체도 변화 속에 있지만, 생각 안에서 나타나는 내용 모두 변화 속에서 일어난다. 생각은 흘러가는 구름과 같은 것이다. 생각은 실체가 없다.
생각한다는 것은 생각하는 이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 생각하는 이는 누구인가? <나>인가? 그 <나>는 누구인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인격체로서 <나>가 있는가? 그런 <나>가 있다면 그 <나>는 없다가 창조되었나, 아니면 어디에 있다가 나타난 것인가? 그 <나>는 하나님과 별개인가?
오늘날 기독교인이라면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그 <나>는 하나님에 의해서 창조된 영혼이다. 인간이 태어날 때 몸에 내재되어 있다가 죽었을 때 하늘나라로 가서 영원한 천국(or 지옥)에서 하나님과 함께 살게 될 것이다.'라고.
그렇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첫번 째, 인간이 태어날 때 영혼이 만들어졌다면 언젠가는 그 영혼은 반드시 사라지게 된다. 하나님의 창조 세계에서 태어나거나 생겼던 것이 죽거나 사리지지 않은 것이 없다. 글이나 말로써가 아니라 실제로 태어난 것 중에서 죽지 않은 것이 있는지 단 하나라도 있는지 말해보라.
두번 째, 인간의 영혼이 영원히 죽지 않고 산다면 그것은 더 이상 피조물이 아니라 신(神)이 된다. 영원한 것은 오직 하나님 밖에 없는데, 인간 개개인이 영원하다고 하니 그 만큼 하나님의 개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것은 모순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생각하는 자는 누구인가? 바로 성령(하나님)이시다. 인간 안에서 근원으로 존재할 때 하나님을 성령으로 표현한다. 삼위일체의 하나님이 아니라 그냥 하나님 한 분 뿐이다. 삼위일체는 존재는 하나이지만 위격이 세 분이라는 황당한 논리인데, 그런 하나님은 존재할 수가 없다.
생각하는 자는 성령 혹은 하나님 자신이다. 그 하나님이 바로 나 자신이다. 자신이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모순이다. 찾지 않을 때라야 찾은 것이 된다. 눈은 눈 아닌 모든 것을 볼 수 있지만, 눈은 눈 자신은 보지 못한다. 그렇다면 눈이 없는 것인가? 눈이 제 눈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냥 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면 된다. 더 이상 눈 밖에서 눈을 찾지 말고, 눈 아닌 다른 것을 보고 있는 그 자체가 눈이라는 것을 자각하면 된다. 자기 자신도 마찬가지이다. 더 이상 대상 속에서 자신이나 하나님을 찾지 말고, 그냥 드러나는 그대로 드러내며 존재하면 된다. 그것이 내가 하나님과 하나된 삶을 사는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