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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5월 16일

세상에 대한 앎을 좋아해서 책을 많이 읽는 편이지만, 돌이켜보면 책은 읽을 때 뿐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책을 통해서 얻는 지식은 있다. 책을 읽었다는 뿌듯함도 느껴진다. 하지만 지식은 시간과 함께 퇴색되고, 뿌듯했던 마음도 일상의 여러 흐름 속에 잠겨 버린다. 그래서 우리는 그 느낌을 다시 얻기 위해서 책을 읽는지도 모른다. 지식을 얻든, 마음의 충족을 얻든지 간에 책읽기는 진정한 자유를 선사해 주지 못한다. 

20대 초부터 세계여행에 대한 동경이 컸다. 그때 누나 친구가 동아출판사에서 나온 《세계의 여행》15권 전집을 누나에게 선물한 적이 있었다. 그 책은 누나 대신에 내가 읽으며 몇 년 동안 외국에 대한 동경을 가슴 속에 안았다. 그리고 20대 후반부터 외국에 나갈 기회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내가 다닌 국가는 지역적으로 골고루 다녔다. 대략 20개국을 넘게 다닌 듯 하다. 조금 오래 머문 곳도 있고 스치듯 지나친 곳도 있다.  

여행 하는 동안에는 몸도 마음도 참 좋다. 하지만 귀국한 후 돌아보면 남는 것은 추억 밖에 없었다. 그 추억도 사진이 있으면 조금 더 오래 남고, 기억으로만 남은 경우 시간과 함께 점점 더 빨리 잊혀져 갔다. 여행에서 얻은 감동과 생경함은 그 장소를 떠나는 동시에 현실감을 떨어뜨린다. 결국 다시 떠나려는 욕구가 생긴다.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고, 무언가 거대한 사건들이 나에게 발생하고 있다는 착각도 들고, 나 스스로가 대견하다는 느낌도 들고, 내 삶에 엄청난 활력소가 될 거라는 생각도 갖게 된다. 하지만 돌아오고 시간이 흐르면 그런 것들이 다 퇴색된다. 결국 또 다른 여행을 갈구하게 된다. 여행은 좋은 것이지만 여행하는 동안만 충만감을 가질 뿐 삶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두 가지를 예로 들었지만 다른 모든 활동들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것을 하더라도 하는 동안에는 위안을 얻지만, 그 활동을 멈추면 그것으로 인한 생명력이 연기처럼 공중으로 사라진다. 무언가를 해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

그래서 든 생각이 있었다. '내가 지금 이 순간 이곳에서 자유를 느끼지 못하고 충만감을 가질 수 없다면 다른 그 어떤 활동도 진정한 자유를 주지 못한다' 라고. 책읽기, 여행, 직장에서의 일, 학교에서의 공부, 다양한 체험, 예술적 노력, 음악적 실력, 다른 사람들의 인정 등 그 어떤 것도 진정한 자유를 주지 못한다.  

우리가 삶에서 자유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는 일이었다. 그것은 자신의 본성, 즉 하나님을 찾는 일이기도 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옳다. 진정한 자유는 바로 진리 뿐이다. 내가 깨달은 최상의 지혜가 그것이다. 

Copyright ⓒ 2000~Now 김무용(Kim Mooy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