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석가·공자·예수는 누구인가? 육신의 생명에서 진리의 생명을 깨달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몸으로는 민족이 다르고 국적이 다르지만, 민족과 국가를 초월한 진리의 생명으로는 하나의 생명이다. 아직도 단군·석가·예수가 따로따로 다르게 보이면 진리의 생명을 깨닫지 못했다는 증거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지만 참은 피보다 거룩하다. 이제는 진리의 얼나(성령)를 내세워야지 자아나 민족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
- 《다석사상으로 본 유교》서문 중에서
내가 깨달은 사실도 위와 같다. 무릇 진리는 시대나 장소와 상관없이 늘 한결같아야 한다. 특정 시대나 종교를 통해서 하나님이 나타난다면 그것은 더 이상 하나님도 진리도 아닌 것이다. 진리는 알고자 노력하는 자에게는 분명히 나타난다. 다만 상대세계에서 현상적으로 진리가 드러나다 보니 진리를 체험한 사람의 문화적 영향과 맞물려 표현될 뿐이었다. 하지만 진정으로 진리(하나님)를 체험한 사람은 서로 통하는 게 있다. 시대가 다르고 문화가 달라도 그 사람이 진리를 말하는지 엉터리를 말하는지 단번에 분간할 수 있다.
하나님은 기독교만의 하나님이 아니다. 부처는 불교만의 부처도 아니다. 진리는 종교에 종속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하나님은 기독교를 알지도 못한다. 마찬가지로 부처는 불교를 알지도 못한다. 모두 후대에 만들어진 종교이고 진리 또한 상당히 왜곡되어 있다. 진리를 보는 눈은 진리를 아는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성령으로 거듭나든지, 부처로 깨닫든지, 본성을 체험하든지 해야 진리와 마주할 수 있다. 그 외의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모두 거짓말이다. 그들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을 진리로 둔갑시켜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오늘날 종교 내에서 가르치는 자라 일컫는 사람들 거의 다 그런 사람들이다. 그들은 진리에 대한 체험이 없다. 잘못된 교리나 사상을 진리로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그들은 자신들이 옳다고 여긴다.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 잘못되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아가 죽지 않았다. 자아가 살아 있는 한 성령(부처, 본성)은 나타나지 않는다. 자아에 가려져서 드러나지 못한다. 예수님도 자아가 죽어서 성령으로 거듭나야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하나님 나라를 본다는 것은 곧 진리를 안다는 것이다. 불교에서 깨닫기 위해서는 자아가 죽어야 한다. 자아가 죽으면 깨닫게 되어 부처가 된다. 부처가 된다는 것은 자기 안의 본체가 드러났다는 의미이지 없던 부처가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모든 사람은 이미 부처라는 말을 명심하자. 자아가 가려져서 부처인 것을 모르다가 깨달아 부처로 드러났다는 의미이다. 기독교의 거듭남과 같다.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성령과 완전히 같은 존재이며 다른 이름이다. 그 외 다른 진실한 종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모두 자아의 죽음이 하나님과의 합일을 만든다고 한다. 오늘날 각각의 종교에서 말하는 교리가 아닌, 그 종교의 처음 깨달은 사람들의 말씀을 주의깊게 알아갈 필요가 있다. 그 안에 진리를 담은 메시지가 있다. 오늘날 전해지는 모든 교리는 다 던져 버려야 한다. 진리보다는 종교 자체나 종파를 위한 내용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