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와 타고르 사이에도 갈등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닌데 서로 얼로 통하는 사이었다. 마하트마(큰 얼)는 경칭을 간디에게 붙여준 이도 타고르이다. 간디와 로맹 롤랑도 어느 정도 얼로 통하는 사이었다. 로맹 롤랑은 간디의 전기를 썼다. 톨스토이와 로맹 롤랑도 얼로 통하는 사이였다. 로맹 롤랑이 톨스토이에게 편지를 보냈고 사후에 《톨스토이의 생애》를 지었다. 간디와 톨스토이는 서로 얼로 통하였다.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기뻐하였다. 이들 얼벗들의 친교는 듣기만 하여도 마음이 시원해진다. 류명모는 얼로 사귄다 하여 얼벗이라 하였다.
"벗은 얼로 사귄 것이다. 옛사람을 자기의 벗으로 사귈 수도 있다. 그 사람의 전기를 보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그분에게 의논을 한다. 그게 고인의 벗이라 하여 고우(故友)라 일컫는다. 참 지기(知己)라면 한얼님(하나님)의 뜻을 같이 하고, '하나(절대 진리)'에 통하여 한얼님(하나님)을 위해서 마음을 바치고 친구를 위해서는 몸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세상에서 제일 큰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위(하나님)로 향하는 사람은 자기보다 얕은 사람과 사귈 수 없다. 자기보다 늘 높고 자기를 높여줄 수 있는 지기(知己)의 친구를 사귀지 않으면 안 된다. 요는 존신우애(尊信友愛)를 가지자는 것이다. 윤리 도덕은 이것이 아니고는 안 된다. 사람은 얼로 사귀는 우도(友道) 우애(友愛)라야 한다." (류영모, 《다석 어록》)
- 《예수와 다석》
류영모는 얼(성령)로 사귄다 하여 얼벗이라 하였다. 얼벗이란 기독교적으로 말하면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끼리 벗을 한 것을 나타낸 말이다. 불교적으로 말하면 견성, 즉 깨달은 사람끼리 벗을 하는 것이다. 얼벗끼리는 서로 통한다. 한 세기에 몇 명 있을까 말까 하는 사람들이니 얼마나 반갑고 기쁘겠는가! 나 또한 살아 생전에 그런 얼벗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독교인들 중에서는 찾아볼 수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오히려 불교계나 일반인 중에서 그런 사람이 몇몇 있기는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