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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것과의 조우

우리가 휴게소와 모텔에서 시를 발견한다면, 공항이나 열차에 끌린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 건축학적인 불안전함과 불편에도 불구하고, 그 유별하게 화려한 색깔과 피로한 조명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립된 장소에서는 이미 터가 잡힌 일반적인 세상의 이기적인 편안함이나 습관이나 제약과는 다른 어떤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은연중에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 《여행의 기술》, p.84, 알랭 드 보통 지음

이 구절을 읽는데 알 수 없는 낯설음과 살결에 비늘이 돋는 듯한 생소함, 그리고 설명하기 힘든 묘한 감정이 연기처럼 피어 올라왔다. 그러면서 이국의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를 내뿜는 도시의 골목길이 떠올랐다. 평소 내가 경험할 수 없는 다른 세계의 생경함이 상상 속에서 느껴졌다. 이 고독감 …… 특별히 갈망하는 것도 없는데 도대체 무엇이 나타나려고 이러나. 시계 초침은 계속 똑딱똑딱 소리를 내며 박자를 맞춘다. 믹스 커피 맛이 혀를 녹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