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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고 싶은 것은 카미노가 아니다

잠을 자려고 누웠지만 머리에서 생각이 계속 지나가서 다시 앉았다. 커피 한 잔을 가져와서 마시고 있다. 새벽에 커피 마시면 잠을 더 못잘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렇지 않다. 그냥 한두 시간 포기하고 책을 들었다. 《카미노 데 포토그래퍼》를 펼쳤다.

내가 찍고 싶은 것은 카미노가 아니다.
카미노를 걷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p.173

저자인 김진석씨는 줄기차게 사진을 찍는다. 산티아고 순례길 절반 정도 걷는 동안 이미 2만장 넘게 사진을 찍었다. 그는 자신이 왜 여행하는지 그 물음을 찾는 중이다. 여행을 마칠 쯤 찾게 될 지 궁금하다. 하지만 조금씩 찾아가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순례길을 걸으면서 사진찍는 이유는 분명히 아는 것 같다.

내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간다면 무엇을 보고, 무엇을 기록하게 될까? 지금 마음으로는 오로지 하나님만 보고 기록하고 싶다. 눈에 보이는 것을 통해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서, 경험하는 모든 순간 속에서 하나님을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