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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여행
데제생트는 "상상력은 실제 경험이라는 천박한 현실보다 훨씬 더 나은 대체물을 제공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실제 경험에서는 우리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 때문에 정작 우리가 보러 간 것은 희석되고 만다. 우리는 근심스러운 미래에 의해서 현재로부터 끌려나온다. 당혹스러운 신체적, 심리적 요구들 때문에 미학적 요소들의 감상은 방해를 받는다. - 《여행의 기술》 p.41, 알랭 드 보통 지음 실제의 여행에서는 그 동안 자신 안에서 만들어진 상상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상상력은 자신이 가장 희망하는 극대치를 생각하기 마련이고, 현실은 그것과 상관없이 늘 현존 자체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어떤 때는 가고 싶었던 여행지를 다녀왔다는 그 자체가 위안이 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그 여행지에 가서는 멀뚱멀뚱 눈만 두리번거리고 특별히 하는 것도 없다. 그냥 자신이 그곳에 왔구나 하는 설레임만 가슴을 두드린다. 사진을 찍고 기록을 남긴다. 그게 끝이다. 그곳에 오기 전에 가졌던 화려한 상상은 현실 앞에서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 특히나 바쁜 일정에서는 여행을 했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새로운 여행의 기술을 배우고 싶은데 아직은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단 여행책을 많이 읽어볼 생각이다. 일반적인 여행 기록은 쓰고 싶지 않은데, 나만의 특별한 기록을 찾고 싶은데 뾰족한 수가 안 보인다. 글 재주가 너무 없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여행을 통해서 보려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며 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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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 2000년~Today 김무용(Kim Moo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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