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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

따뜻한 커피 한 잔에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를 읽었다. 올해 산티아고 순례기를 참 많이 읽는다. 이 책은 전문 여행가 김효선씨의 여행기이다. 여행기를 읽다보니 글쓰는 스타일이 사람마다 달라서 묘미가 있다. 지금 막 2일차 여행기를 읽었는데 김효선씨는 여행 지역과 관련된 유명한 역사까지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다. 깊이 있는 여행을 하려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될 책 같다. 하지만 여행의 일상에서 느껴지는 소소하고 친근한 느낌은 많이 부족하다. 그런 느낌은 오히려 비전문가의 여행기를 읽을 때 더 느껴진다. 여행에 재미와 동기를 가질려는 사람은 비전문가의 여행기를 먼저 읽고, 깊이 있는 여행을 느끼려는 사람은 김효선, 한비야 같은 전문 여행가의 글을 읽는 게 좋을 것 같다. 이 책도 매일 조금씩 읽어나갈 생각이다.

거의 모든 산티아고 여행기는 매력적이다. 글을 잘 써도, 못 써도 여행기에 등장하는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다. 나도 여행을 하면 매일 여행기를 쓸 것이다. 내가 여행기를 쓰는 방식은 현장에서 쓰는 것이다. 옛날 유럽 배낭여행을 할 때 그랬던 것처럼, 여행을 하다가 잠깐 쉴 때 그 자리에서 바로 짧은 여행기를 남기는 것이다. 그러면 그 당시의 경험과 느낌과 생각을 그대로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살아있고 현장감 있고 생동감 있는 여행기는 숨고르지 않은 기록이어야 한다. 그래서 여행기는 너무 전문적인 여행가의 기록보다는 서툴지만 순진한 마음 그대로를 기록한 여행기가 더 매력적이다. 아~! 물론 이건 지금의 내 여행기 취향이다. 나중에 바뀔 수 있다. 그럼에도 모든 여행기는 의미있고 아름답고 소중하다. 이 책도 계속 읽으면서 매력에 빠질 지 누가알랴! 2일차 여행기를 읽었지만 이미 다른 산티아고 여행기와 차별된 느낌은 충분히 받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