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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에 물든 기독교인들

나는 페이스북에서 뉴스와 여러 소식을 접한다. 지인들의 소식도 그곳에서 보고, 예술계나 해외의 여러 관심거리를 받아서 읽고 있다. 요즘은 극우 기독교인들의 글이 자주 보인다. 광장에서 그들이 선동하는 게 심상치 않더니 인터넷에서도 난리이다.

어제는 나와 가까운 목사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미국에 사는 한인 목사와 언쟁이 붙은 걸 봤다. 한인 목사는 전광훈 목사나 장경동 목사 같은 인사를 존경한다고 했다. 그는 올리는 글 족족 반공을 부르짖으며 문정권을 규탄했다. 극우 기독교인들을 보면 대체로 반공과 친미와 친일과 연합되어 있는 듯했다. 그 가운데서도 반공이 가장 강렬한 이데올로기로 그들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좌익이니 주사파니 하며 몰아붙이는 사람들은 실제로 그것들과 아무런 상관없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자신이 이념으로 물들여져 있으니 다른 이들도 모두 이념적 잣대로 구분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신실한 기독교인이라고 말한다. 자신들을 동조하지 않으면 빨갱이, 주사파, 좌익 등으로 몰아가면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라고 하니 얼마나 기가 찰 노릇일까? 이들은 예수님도 주사파로 몰아붙일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목사가 이 지경이니 그를 따르는 평신도들은 무엇을 보고 배울까? 그릇된 목자는 자신 뿐 아니라 그를 따르는 많은 사람들을 멸망의 길로 인도한다. 지금이 일제나 전쟁과 같은 혼란의 시대라면 틀림없이 견장차고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죽일 선동가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이미 지난 역사에서 그런 사례를 무수히 보아왔다. 사랑과 복음이 아닌 이념에 물든 종교인 만큼 위험한 무기도 없을 것이다.

예전의 나는 기본적으로 보수적 성향이 강했다. 대구에서 태어나 자라서 생활 양식과 종교관은 철저히 보수적이었다. 다만 정치적 부분에서는 진보적인 부분이 강했다. 요즘은 진보니 보수니 하는 것 자체를 허물고 있다. 어떤 이념도 갖지 않을 생각이다. 오직 진리와 평화와 사랑과 정의를 따르려고 하고 있다. 사람도 이념이나 어떤 가치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하고 있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면 모든 이가 평등하게 보인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사람과 동물과 나무도 평등하게 보인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세계 전체가 나 자신으로 보인다.

어제도 이념 잣대로 글을 쓰는 목사를 향해서 한 소리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리고 조용히 생각했다. 그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왜 자신의 생각을 전적으로 옳다고 여기는지, 그런 생각의 시작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반대편의 사람은 그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나는 어떠한지 등을 생각했다.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은 자신이 태어나서 자라온 환경에 지배를 받게 되어 있었다. 사람은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자신이 경험하고 배운 것을 기초로 세상을 해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에 자신의 천성적 기질이 한 몫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게 된다. 서로가 존중해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다만 해악을 끼치는 것은 저지해야 하고 막아야 한다. 그러면 또 무엇이 해악인가에 대한 해석도 제각각이다. 누구에게 해악인가도 문제가 된다. 그러니 인간사 참 복잡하다. 이런 문제에서 지혜로우려면 근원을 알아야 한다. 즉 하나님을 알아야 세상에 지혜를 가질 수 있다. 그 이유로 나는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더 분발하려고 한다. 아직은 세상이 시원하게 해석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