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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카발라 명상법

사야 할 책이 있어서 해가 질 무렵에 걸어서 알라딘 중고서점 시청점에 갔다. 살 예정이었던 몇 권을 고르다보니 오늘 들어온 책 중에서 눈에 띄는 책이 몇 권 보였다. 그 책들 중에서 김태항이 지은《카발라의 신비 열쇠》라는 책도 있어서 구입했다.

카발라는 고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유대의 신비한 가르침이다. 유대인에게도 40세가 넘어야 카발라에 대한 공부가 허용될 만큼 어렵고 난해하다고 한다. 내가 이 책을 산 것은 카발라가 유대의 신비주의에 해당되기 때문이었다. 유대인들에게는 신비주의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이 책을 구입했다. 조금 전에 이 책에 등장하는 명상법을 읽어 봤다. 정말 놀라웠다. 불교나 힌두교의 명상법과 거의 같았다.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집중명상, 자각명상, 공(空)명상이다. 집중명상은 호흡, 문자, 구절, 유대 상징, 이미지 혹은 소리에 의식의 초점을 맞추는 기법이다. 이 명상법은 불교에서 사용하는 사마타와 같고, 천주교에서 관상기도를 할 때 처음 마음을 집중할 때 사용하는 것과 같다.

자각명상은 명상하는 동안 특정 대상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생각이 자유롭게 흐르게 해서, 생각이 일어나서 사라지는 과정을 알아차리는 명상이다. 이것은 불교의 위빠사나 명상과 같고, 천주교의 향심기도와도 비슷하다.

공명상(비움명상)은 마음에서 모든 것을 비우는 명상이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잠재우고 완전히 텅 비게 만드는 명상이다. 불교의 삼매나 참선과도 비슷하고, 천주교의 관상기도와도 비슷하다.

갑자기 카발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고대부터 전해져 오는 가르침이니 예수님 시대에도 유대인 랍비나 제사장들에게는 당연히 전승되어 왔을 것이다. 언뜻보니 그들은 기도 전에 한 시간 명상하고, 기도를 한 시간 하고, 기도 후에 명상을 한 시간 했다는 말이 있다. 즉 그 당시에는 이런 명상이 일상적이었다는 것을 말한다.

예수님도 끊임없이 기도를 했는데, 오늘날 우리가 하는 방식으로 기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분명 명상을 했다는 게 일반적인 추론이다. 소리내어 간구하는 기도는 오래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명상을 하면 하루 종일도 가능하다.

틈틈히 카발라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공부를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