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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행복

그대 자신의 진아가 되는 것이 유일한 진정한 행복입니다. 만약 어디 다른 데서 행복을 추구한다면, 그대는 자기 자신을 피로하게 할 뿐이며, 결국 그대가 애써 추구하는 그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만약 그대가 행복을 얻기 위해 그러한 과정을 거듭거듭 반복하고 싶어한다면, 그대가 얻는 것은 참된 행복이 아닙니다. 그대는 그런 과정을 거듭거듭 반복하고 싶어합니다. 왜냐하면 매번 그대가 얻는 행복의 체험은 그대를 완전히 만족시켜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반복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 《빠빠지 면담록》p.315, 데이비드 가드먼 엮음

사람들이 새로운 곳, 미지의 장소로 여행하고 싶어하는 그 심리를 안다. 일상은 단조로움과 반복에서 벗어나 마음을 리셋하고 싶은 것이다. 낯선 곳에 가면 이전에 자신이 있었던 곳의 생각은 묻어둘 수 있다. 그때 잠시나마 마음이 비워진다. 얼마나 홀가분한가! 자유를 느낀다. 행복에 은근하게 젖어든다.

그런데 앞으로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야 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이전과 똑같은 마음 상태가 되지 않겠는가? 새로움은 익숙한 것이 되고, 늘 같은 것을 보거나 듣게 되고, 같은 일을 하며 지루하고 답답한 일상이 채워질 것이다. 그때 그에게는 또 다른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필요하게 된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행복을 밖으로 찾는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나도 내 마음으로부터 이런 심리를 많이 느꼈다. 어릴 때부터 외국을 동경한 탓도 있지만, 계속해서 해외로 여행하는 것을 원했다. 그런 마음은 지금도 여전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여행할 때는 좋은데 돌아오면 다시 예전 상태로 되돌아갔다. 여행을 통해서 사람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얘기이다. 단지 하나의 멋진 경험을 했다는 것 외에는 달리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

여행뿐만 아니라 인간이 하는 모든 면에서 그런 현상이 발생한다. 밖으로 행복을 찾으면 찾았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는 만족이 오지만, 그 만족은 오래가지 못한다. 인간의 욕망 자체가 그러하다. 욕망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하나가 채워지면 금방 실증을 내고 또 다른 걸 원하게 된다.

나는 갑천을 걸으면서 사람들이 하나같이 라디오를 듣거나 음악을 들으며 걷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걷기 위해서 걷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걸으면 눈 앞에 많은 풍경이 지나간다. 온갖 소리와 형태를 만날 수 있다. 그런데도 라디오나 음악을 들으며 걷는다. 그렇게되면 마음은 온통 그것들에 집중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은 의미가 사라진다. 왜 그러는 걸까? 내 경험으로 추측해보면, 운동은 해야 하는데 반복해서 눈에 보이는 것은 신선함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매일 같은 장소를 걸어보면 그걸 안다. 처음 볼 때는 그 신선함에 마음이 집중되어 지겨움을 잊어 버린다. 하지만 하루이틀 계속 반복되면 이전에 봤던 기억이 시야를 덮어버려서 더 이상 새로움을 보지 못하게 한다. 그러면 다른 집중할 무언가가 필요하게 된다. 그래서 음악을 듣고 라디오를 듣는 것이다. 음악은 빠질 수 있어서 좋고, 라디오는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것은 내가 마음공부를 하기 전에 느꼈던 심리와 같다.

사실 자연은 매순간 새롭다. 비슷한 풍경은 펼쳐질 수 있으나 똑같지는 않다. 깨어서 보면 음악도 필요없고 라디오도 필요하지 않게 된다. 순간순간 변화하는 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필요치 않게 된다. 마음 깊은 곳에서 은근한 행복이 찾아온다. 깨어있는 상태에서는 밖이 안이 된다. 이때는 진아의 상태이기 때문에 참 평화가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깨어있지 못하고 생각에 빠지면 그 신선함은 깨어진다. 밖은 여전히 밖이고 안은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진아가 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한다. 추구하는 행복은 참되지 못하다고 한다. 실제로 그러하다. 자신에게 없던 것은 설사 얻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그것은 자연의 질서이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얻지 않고 채워지는 것은 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진아 밖에 없다. 진아는 참된 자신이며 성령이다.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샘물'을 주신다고 하신 예수님은 이것을 말한 것이다. 목마르지 않으니 그 샘물은 고갈되지 않는 행복이다. 그것을 발견하는 것이 참된 행복을 얻는 것이다. 사실 그 행복은 이미 모든 사람에게 갖추어져 있다. 그것을 발견하고 누리기만 하면 된다. 그럴려면 자기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밖으로 떠돌면서 채우려고 하면 영원히 채우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