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경험을 돌이켜보면, 처음 이 자리를 확인한 후에는 얼떨떨 해. 이게 무언지 뭔가 시원하게 뚫렸는데 처음에는 무엇인지 모르지. 그냥 시원해지고 꽉 막혀있던 것이 사라지고 없다고 할까. 그런 정도의 시원하고 해방이 된 것 같고, 꽉 막힌 방에서 빠져나온 것 같은 느낌이죠. 처음에는 잘 모르지.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보면 끄달림과 끄달림 없는 자리가 조금씩 구분이 되기 시작해요. 생각이나 보고 듣는거나 남을 만나거나 하면 휙 딸려가거든. 그러면 기분이 안 좋아. 그런데 혼자 있거나 하면 아무 일도 없고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서 걸림이 없는 자리에서 편안하거든. 그런 구분이 생겨요. 자꾸 끄달려가는 건 기분이 안 좋으니까 그건 자꾸 피할려고 하고, 아무것에도 끄달림이 없고 아무 일도 없고 자유롭게 살 것 같은 …… 사바세계에서 끄달리며 살다가 이 자리에서 문득 그것에서부터 쏙 빠져 나온단 말이에요. 그걸 옛날 선사들은 무엇이라고 말했냐 하면, 얼키고 설킨 실타래가 커다랗게 있는데 가위로 그것을 싹뚝 자른 그런 느낌이라고 해요. 그런 식으로 뭔가 쑥 빠져나온 게 아무일도 없어. 세상 편해. 살 것 같애, 갑자기. 학교로 치면 학교 졸업하고 나면 살 것 같잖아. 군대로 치면 제대하는 것처럼 살 것 같잖아. 그런 식으로 살 것 같은거야. 처음에는 그런 상쾌한 기분이 좋지. 복잡한 일이 다 사라진 거 같지. 근데 다시 끄달리면 마치 군대 다시 가는 것처럼 싫은 거야. 근데 그런 상태가 한동안 왔다갔다 한다니까요. 버릇처럼 쓱 끄달려 갔다가도 아니지 하며 일없는 자리로 돌아오고 …… 그런 시간이 수 년, 오랫동안 갑니다. 그러다가 따라가는 일은 덜 하게 되고, 일없는 자리 즉 자유로운 시간은 늘어나고 끄달려가는 시간은 줄어들고 그러면서 더 큰 자유를 누리고, 해탈이니 열반이니 하는 벗어나는 체험의 안목도 생겨요. 안목은 한 가지 일에 익숙해지면 저절로 달통이 되는 게 안목이거든. 안목도 일없는 자리로 벗어나서 자꾸 익숙해지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생기는 거에요. 모든 것은 그런 경험을 통해서, 절대 문자 속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로지 경험을 통해서 자기 스스로 증득해야 합니다. 체험을 해서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효과가 있고 공부지요. 책에서 보고듣고 배운대로 요렇게 해봐야지 하는 건 망상이에요. 절대로 그렇게 공부하면 안 됩니다. 문자를 따라하는 건 로봇에 불과한 거에요. 이 세계는 경험해 보지 않은 새로운 세계에요. 비록 자기의 본래면목이라고 하더라도 한번도 확인해 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에요. 그런 새로운 세계를 아는 건 자기가 그 속을 계속 돌아다니며 익혀야 되는 거에요. 그래야만 이 자리가 더 익숙해지고 그 속의 사람이 되어가는 겁니다. 그런데 그것은 육체를 갖고 하는 게 아니고, 오로지 마음을 갖고 하는 것이기에 그만한 정성과 이 공부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합니다. 몸을 갖고 하는 건 그냥 왔다갔다 하면 되지만, 이것은 순전히 100% 마음 공부이기 때문에 육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오로지 정성과 마음과 애정을 갖고 항상 이 공부를 영순위에 놓아야 합니다. 오로지 내 영혼이 구속과 억압으로부터 해방되어 완전한 자유를 얻겠다는 의지를 갖고 계속 하다보면 더 자유롭게 되고 …… 겉으로는 모든 사람이 다 똑같습니다. 물질적인 조건은 다 똑같습니다. 정신적인 면에서는 사람마다 엄청나게 달라요. 어떤 사람은 아주 힘들게 살고, 어떤 사람은 망상에 빠져 있고, 어떤 사람은 겨우겨우 살고 있고, 어떤 사람은 완전히 자유를 얻어서 그야말로 하늘로 날아 오르고, 정신적으로는 아주 다릅니다. 한집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 육체는 똑같은 생활이지만 정신은 완전히 다릅니다. 정신세계는 자신이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뜻만 있으면 지구상에 구속받을 것도 없고 무한한 자유를 누릴 수가 있습니다." (영상 58분부터)
김태완 선생의 이런 영상을 접하면 기분이 좋다. 왜냐하면 지금 내 상태를 그대로 말해주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런 영상은 나에게 참 중요한 길잡이가 되고 있다. 나는 스승없이 혼자서 깨달음 공부를 했다. 다만 먼저 깨달은 분들의 책과 영상을 참조했지만 많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나는 정말 철두철미하게 분석하고 객관적으로 나 자신을 살폈다. 내가 제대로 길을 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김태완 선생처럼 먼저 깨달은 이의 경험을 비교 관찰하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어떠한 상태에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가 있다.
작년 11월 이후 나의 깨달음 이후 공부도 10개월이 지나간다. 그 사이 김태완 선생처럼 세상에 끄달려가기도 하고 피안의 세계로 돌아오기도 하면서 지내고 있다. 혼자서 지내면 대체로 평화롭고 잘 끄달리지도 않는다. 간혹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에는 나도 모르게 대화에 몰입되어서 본성의 자리에서 이탈을 하기도 한다. 그걸 알아차리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깨달음 초기라서 그런지 너무 미약해서 그런 것이다. 김태완 선생의 말을 들어보면 이런 상태로 몇 년 흘러가야 한단다. 내 생각에도 그럴 것 같았다. 1년 가까이 지내보니 단련되는데 그 속도가 참 느리다. 내가 애쓴다고 될 문제가 아니었다. 천천히 변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예전같지가 않다는 것은 나 스스로도 분명히 느껴진다.
이런 상태를 기독교적으로 말하면 하나님 나라가 점점 더 확장되고 있는 단계로 보면 된다. 하나님 나라가 확장될수록 세상으로부터 자유를 얻는 힘은 더 강해진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의미는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다. 성령을 깨달으면 그 힘이 우리를 자유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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