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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체험에 대한 참된 의미

기독교인 중에서 성령의 은사를 갖거나 영적 체험한 사람은 많아도 진짜 성령 체험한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성령 체험이란 성령 자체의 체험을 말하는데 많은 기독교인들은 영적 현상을 성령 체험으로 착각한다. 

진정한 성령 체험은 예수님의 말씀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있다. 예수님은 니고데모에게 '사람이 성령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요한복음 5장 3~5절)'라고 말씀하셨다. 성령으로 거듭나는 것에 대해서 기독교에서는 믿음으로 의롭게 되는 것과 관련해서 이해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성령으로 거듭난다는 것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칭의와 맥락이 다르다. 칭의는 하나님의 은혜로 죄인이 의롭다 칭함을 받는 것으로써, 마치 법정에서 죄인에게 죄를 무효화시켜 주는 것과 같은 선언에 해당한다. 즉 죄인에게 죄를 묻지 않고 죄없다고 선언하는 상징적인 것이다. 그렇게 믿는 순간 세례를 받으면 그것을 성령 세례라고도 말하든데, 진정한 의미에서 모두 틀렸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성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은 믿음도 선언도 상징도 아니다. 그것은 근원적인 의식의 변화를 동반하는 코페르니쿠스적 체험이다. 즉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품고 살아왔던 옛사람인 자아를 죽이고 성령으로 다시 사는 것이다. 자아와 성령은 반비례한다. 자아가 살아서 주인 노릇 하는 동안에는 성령이 살지 못한다. 하지만 자아가 죽고 성령이 살아나면 그때부터 성령이 내 삶의 주인 노릇을 하게 된다.

자아가 죽고 그때 성령이 나타나면 그 사람에게서 의식의 거대한 변화가 생긴다. 단지 선해지거나 종교적인 사람이 되거나 영적인 어떤 체험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존재성과 삶의 주인이 완전히 바뀌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이전에는 자아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행위를 했다면, 성령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은 그런 감각과 정신 활동을 포함한 삶의 모든 행위를 성령이 주체적으로 이끌게 된다. 성령 체험이란 바로 이러한 상태를 말한다. 즉 이전의 자아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고, 성령이 주인되어 삶을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상징이나 믿음이 아니라 명확한 체험이다. 만약 자신이 성령으로 거듭났다고 하면서도 이러한 명확한 의식의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는 거듭나지 못한 것이다.

성령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은 예수님이 하나님과 하나가 되었듯이 그도 하나님과 하나가 된다. 하나님과 하나가 되었다는 것은 자신이 곧 성령이 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전의 주인이 자아였다면 이제는 성령이 주인인 것이다. 삶은 계속 이어지지만 자아가 아닌 성령이 주체가 되어 살아간다. 이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주체는 실질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자이고, 행위하는 자이다. 반면에 사람들이 말하는 성령의 은사나 영적 현상들은 대상으로 나타난다. 그 대상을 체험하기 때문에 성령 체험이라고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성령은 은사나 영적 현상을 일으키는 존재이기 때문에 대상으로 체험되지 않는다. 성령은 자신 안에서 스스로 자각된다.

따라서 기독교인들이 성령 체험이라고 말하는 것은 진짜 성령 체험이 아니라 성령의 은사이거나 영적인 현상들이다. 또 어떤 이들은 종교적 열심이나 심리적 변화 그리고 이적이나 신체적 현상 등도 성령 체험이라고 말하는데, 그런 것들도 모두 영적인 현상이거나 반응이다. 그런 것들은 굳이 기독교가 아니더라도 종교와 상관없이 영적인 수련을 하는 사람들 누구에게서나 나타나는 현상들이고 때가 되면 다시 사라지기도 한다.

성령은 어떤 행위나 현상으로 체험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 안에서 스스로 자각된다. 성령이 자각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자아의 죽음이 동반되어야 하고, 의식적으로 성령이 나타나야 한다. 이것은 본질적인 깨달음을 통해서만 가능한 사건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믿음 정도로는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기독교의 칭의는 바울과 예수님의 제자들의 복음이지만, 예수님의 복음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물론 해석상으로 같은 맥락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명확히 다르다.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야 그런 맥락에서 연결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의식적 깨달음에 도달한 사람의 경험으로 봤을 때 예수님의 복음과 제자들의 복음은 많은 차이가 난다. 만약 진정으로 성령을 체험하고 싶으면 자아를 죽이고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