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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샘물

예수님은 이제 그녀에게 자신이 영생의 생수를 줄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영생을 교리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요한 문헌에서 영생은 참사랑에 거하는 삶을 의미한다. 따라서 요한복음은 영생을 미래에 국한하지 않고(요 5:28~29; 6:27; 12:25),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 현재 실현되는 삶으로 소개한다(요 5:24).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죽음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것이 있다. 사랑받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을 때, 인간은 죽음보다 더 무서운 상황을 겪는다. 실제로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을 보면 삶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그들은 죽음보다 더 삶을 힘들게 하는 고독과 삶의 불안함을 견디지 못해서, 아니 이미 죽음보다 더한 상태에 처했기 때문에 죽음을 선택한다. 실제로 죽음보다 더 무서운 사망, 그것은 사랑이 없는 상태다.

……  

참사랑을 만나지 못하고 지나간 모든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은 그녀는 사랑한 것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예수님은 그런 그녀를 참된 생명으로 초대하셨다. 그녀의 삶의 희망은 이제 남자들이 아닌 예수님이다. 사마리아 여인이 필요로 하고 갈급해했던 생명과 보호와 안전은 남자들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주시는 생수, 즉 영생의 삶에서 오는 것이었다. 세상이 주는 안전은 불완전하나, 오직 그리스도가 주시는 영원한 생명만은 참사랑, 불멸하는 행복을 보장한다.

- 《신앙, 그 오해와 진실》p.99~100, 이민규 지음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에게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샘물'을 주신다고 말씀하셨다. 그것이 무엇인지 저자가 말하는 영원한 생명이란 위 글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주시는 생수, 영원한 삶을 말한다. 그 생명을 예수 그리스도가 주신다고 말한다. 저자는 간단하게 이 부분을 말했지만 공허하게 들리는 것은 왜 일까? 예수님은 어떤 방법으로 영생을 우리에게 주실까? 결국 믿음으로 연결된다. 예수님을 믿음으로 그 영생이 주어진다고 말 할 것이다. 이것은 일반적인 기독교의 기본 교리이다. 하지만 ……. 

예수님이 말씀하신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샘물'은 성령을 가리킨다. 예수님 말씀의 모든 주제는 성령이다. 하나님 나라도 성령을 가리킨다. 진리도 성령을 가리킨다. 성령 자체가 영원한 생명이다. 결국 우리가 성령으로 거듭나면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고,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샘물을 마신 것이다.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다는 것은 갈증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이상 물을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에 대한 욕망이 없다는 것이다. 즉 더 이상 하나님을 찾지 않고, 세상에서 어떤 귀한 것을 찾지 않고, 무엇으로도 갈증(욕망)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을 찾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말할까? 하나님을 찾는 사람은 여전히 하나님과 하나되지 못한 사람이다.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은 하나님과 하나된 상태이기 때문에 하나님을 찾을 이유가 없다. 하나님 자신으로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또한 성령은 우리 근원 자체이다. 따라서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은 더 이상 세상적인 어떤 욕망을 가질 이유가 없다. 늘 마음 속 깊은 곳에 가득 채워짐을 느끼기 때문에 하나님 이외에 다른 것에 마음을 두지 않는다. 즉 하나님 뿐만 아니라 세상적인 것에도 갈증을 느끼지 않는다. 존재 자체만으로 충만하고 평화롭다. 그 모든 것이 내가 한다는 생각없이 저절로 그렇게 된다. 의도적으로 하는 사람은 아직 성령을 체득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것은 실제 내 경험으로도 확인된다. 성령을 깨달은 후 나는 더 이상 하나님에 대한 갈망이 없다. 내면 깊은 곳에 영원히 마르지 않을 영의 충만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적인 것에도 집착과 욕망이 거의 사라졌다. 시간이 갈수록 이런 욕망은 점점 더 사라질 것이다. 삶은 그대로 살아지지만 집착과 욕망이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예수님을 믿는 믿음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믿음은 성령을 체득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긴 하다. 알지 못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예수님의 말씀을 믿어야 한다. 그리고 예수님을 스승으로 본받아, 예수님이 그러했던 것처럼 성령을 체득해야 한다. 예수님을 믿어서 구원에 이르는게 아니라, 예수님처럼 성령으로 거듭나야 구원에 이른다. 

물론 예수님을 믿고 신앙 생활을 열심히 할 때 일시적으로 마음이 가난해지고 집착이나 욕망을 거두고 살 수는 있다. 늘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 같고, 성령이 늘 채워져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런 현상은 나름대로 신앙생할 열심히 할 때만 그런 느낌이 들 것이다. 나도 예전에 그런 경험을 다 해 봤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신앙 생활이 무뎌지거나 게을러지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 좋던 심적 현상이 다 날아가 버렸다. 결국 다시 목말라하고 갈증을 느꼈다. 어떤 경우에는 신앙 생활 열심히 할 때에도 하나님을 계속 찾곤 했다. 하나님을 잠시라도 찾지 않으면 하나님을 떠나 산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기도하고 예배드리고 찬양하고 전도하고 여러 종교적 활동을 해야지 하나님과 함께 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런 활동을 하지 않으면 마치 하나님과 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그 때에는 그런 현상이 자연스러운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샘물을 못 마셨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즉 단지 믿음으로 성령을 얻는 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나중에서야 나는 우리가 믿는 복음이 예수님의 복음이 아니라 사도 바울에 의해서 왜곡된 복음이란 걸 알게 되었다. 그러니 진짜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은 기독교 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대형 교회의 목사가 되면 하나같이 타락하고 욕망에 빠지는 것을 볼 때 자아가 죽고 성령으로 거듭났다면 절대 그러지를 못할 일이다. 어디 그들 뿐이겠는가? 지난 세월 내가 접했던 가까운 기독교인들을 둘러봐도 지난 날의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 모두 하나같이 자신은 성령으로 거듭났고 하나님 나라에 갈 것이라 소망한다. 죽어서 하나님 나라에 갈 거라는 소망을 품는지 몰라도 예수님은 살아 생전에 하나님 나라를 보라고 말한다. 그럴려면 반드시 성령을 체득해야 한다. 그러면 예수님의 모든 말씀이 삶 속에서 바로 실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