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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 같아야 천국에 들어간다고?

사람들이 예수께서 만져주심을 바라고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오매 제자들이 꾸짖거늘 예수께서 보시고 노하시어 이르시되 어린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시고 그 어린아이들을 안고 그들 위에 안수하시고 축복하시니라(막 10:13~16)

"이는 세상에서 천하고 낮은 자인 어린아이가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고귀한 축복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드러낸 행동이었다. 하나님 나라는 분명히 낮고 천한 자로 자신을 낮추고 그런 위치에서 하나님 나라를 떠받드는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높이는 사람에게는 하나님 나라가 주어지지 않는다.

- 《신앙, 그 오해와 진실》「어린아이 같아야 천국에 들어간다고?」중에서 p.31, 이민규 지음. 

'아~ 정말,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어린아이가 사회적 약자인 관점에서 해석을 한다. 따라서 어린아이처럼 자신을 낮추고 하나님 나라를 떠받드는 자에게 하나님 나라가 주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렇게 해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 사람이 있을까? 이런저런 해석을 늘어놓기만 하지 실제로 하나님 나라를 구경이라도 한 사람이 있을까? 

예수님이 어린아이와 같아야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 것은,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말하는 것이다. 어린아이의 눈은 세상의 때가 묻지 않았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 어떤 분별도 하지 않고 눈에 들어오는 그대로의 세상을 본다. <도마복음>인 것 같은데, 여기서 말하는 어린아이는 어린 소녀가 아니라 젖먹이 갓난 아기라는 말도 있다. 나는 어린아이가 아니라 갓난 아기가 맞다고 생각한다. 그 아기의 눈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 그대로를 인식한다. 갓난 아기는 아직 자아가 형성되지 않았다. 그 아기에게서 보이는 세상은 인간의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그 자체인 것이다. 하지만 갓난 아기라고 하더라도 한계는 있다. 의식이 성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의 하나님 나라를 분별할 능력이 없다. 다만 성인이 어린 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 그렇게 비유로 사용한 듯하다. 순수함이 핵심이긴 하지만, 어른이 단지 순수하다고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순수하다고 말하는 것과 어린아이의 순수함은 성질이 아주 다르다. 

실제로 성령을 체득한 사람은 세상을 세상의 질서로 보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시각으로 세상을 본다. 즉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본다는 것이다. 인간의 관념과 생각으로 구성된 세상은 하나님의 세계를 그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따라서 인간의 떼를 지우고(자아를 죽이고) 성령의 시각으로 있는 그대로의 하나님 세계를 보는 것이다. 이렇게 보여지는 세상이 곧 하나님 나라인 것이다.

성령을 깨달으면 예수님의 복음이 그냥 쉽게 이해가 된다. 굳이 어원을 따지고, 역사관을 파악하고, 여기저기 성경구절을 빌려와서 해석하지 않아도 된다. 같은 경험(성령 체험)을 한 사람은 서로간에 쉽게 통한다. 하지만 성령을 체득하지 못한 사람은 어떤 글을 쓰더라도 삼천포로 빠지고 만다. 실체를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를 탓할 생각은 없다. 거의 모든 기독교인들이 저자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예전의 나 조차도 그런 부류였다.  

나는 사도 바울의 복음이 아니라 예수님 복음을 따른다. 기존의 성경 해석이 아니라, 심층적 깨달음을 지향하는 해석을 따른다. 더 중요한 것은 진리를 이론적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깨달음으로 이해한다. 실제로 나는 깨달음에 이르기도 했다. 그래서 기존의 신학자나 목사들과는 복음에 대한 이해가 많이 다르다. 그들이 학문적, 역사적, 관념적 해석을 한다면 나는 살아있는 진리 경험에 기반을 둔 해석을 한다. 만약 내가 성령을 체득하지 못했다면 예전처럼 기존의 성경 학자들처럼 해석했을 것이다. 

《신앙, 그 오해와 진실》의 서두에서 추천사가 많고 칭찬만 하길래 기대를 많이 했는데, 역시나 복음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다르다. 그래도 책은 끝까지 읽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