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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교회 소식

어제 저녁에 엄마에게 안부 전화를 하면서 고향 교회 소식을 듣게 되었다. 교회가 분열되어 파가 만들어져서 싸움이 있었단다. 담임 목사는 교회를 떠났고, 지금 교회는 목사도 없이 돌아 간단다. 새로운 목사를 모시기 위해서 준비 중이란다. 싸움에서 약자인 파는 다른 교회로 떠났다고 한다. 그 떠난 사람들 중에는 내가 어릴 때 함께 지냈던 선배도 있고, 나와 가장 가까왔던 친구도 포함되어 있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담임 목사가 전권을 손에 쥐고 힘을 갖고 계셨다. 교회를 자기 마음대로 주물럭거릴 수 있었다. 부목사로 오셨던 분이 오랜 봉사 후 담임 목사가 돌아가신 후 교인들 투표로 새로운 담임 목사가 되셨다. 그 분은 장로들에게 많이 시달리셨다. 소문에 의하면 멱살도 잡혔다는 얘기가 돌았다. 내 친구들 여러 명의 아버지가 장로였으니 자기 아버지에게서 들었다는 친구의 말이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원로 목사가 되시기까지 임기는 모두 마칠 수 있었다. 그 분은 아직 살아 계신다. 그 후 유능한 목사가 초빙되어 왔다가 총신대학교의 교수로 가셨고, 그 후 새로운 목사가 오신 모양이다. 최근에 오신 목사님은 파벌 싸움에 휘말려서 결국 떠났던 것 같다. 파벌 싸움은 주로 목사를 중심으로 발생한다. 이번에 떠난 목사님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된다. 싸움이 발생했다면 주도적인 인물들은 내가 알던 장로들과 선배들일 것이다. 선배들도 지금쯤 장로가 되고 장립 집사가 되어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힘으로 자기 권력을 과시하는 행태를 봤기 때문에 새삼스럽지도 않다. 평상시에는 신앙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이면서도 욕망이 고개를 쳐들면 거침없이 자아가 하나님을 짓누른다. 그들 중 일부는 어릴 때부터 후배들 군기 잡느라 폭력을 행사했던 인물도 있다. 나이를 먹어서도 달라지는 건 거의 없다. 오늘날 교회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없기 때문이다.

고향 교회가 분열되어 망해가는 소식에 마음이 씁쓰레하다. 그 교회에서 나는 엄마 모태에서부터 대전으로 오기 전 29살까지 다녔다. 나에게는 추억이 많은 교회이다. 꼬맹이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참 많은 직책을 맡으면서 봉사를 했던 교회였다. 교회와 내 삶은 분리되지 않는 삶이었다. 그런 교회가 내부적으로 싸움이 나서 갈라졌다고 하니 정말 참담하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대형교회 뿐만 아니라 중소형 교회에서 조차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정말 한국 기독교는 생명이 다 된 것인가? 고향 교회는 100년이 넘는 오랜 교회이다. 비록 교인이 줄곧 1,000여명 안팍이었지만 내가 다니던 때까지는 나름대로 잘 운영되고 있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자세한 내막을 알아봐야겠다.  

※

고향 교회 홈페이지를 방문해 봤다. 올해 초에 분쟁이 있었던 모양이다. 봄부터 타교회 원로 목사가 설교하는 영상이 보였다. 찬양하는 영상도 봤는데 성가대 인원이 확 줄어 있다. 1부 예배에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2부 예배는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분쟁이 나도 소수의 인원만 다른 곳으로 빠져나간 듯하다. 그냥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