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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믿는 것

신을 믿는 것

- 미구엘 드 우나무노

아무런 열정도
마음의 갈등도
불확실한 것도, 의심도
심지어는 좌절도 없이 신을 믿는 사람은
신을 믿는 것이 아니다.
그는 다만
신에 관한 생각을 믿고 있을 뿐이다.

"그는 다만 신에 관한 생각을 믿고 있을 뿐이다"란 구절이 날카로운 못처럼 뚫고 들어온다. 마음의 열정과 갈등 그리고 삶의 좌절 같은 것을 경험한다고 하더라도 신에 관한 생각을 믿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단 한번이라도 신에 대해서 의심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는 아직 신을 알지 못한다. 의심한다는 것은 신의 존재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나님을 만났는지 완벽한 확신이 들지 않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가장 친한 친구를 누군가에게 소개할 때처럼 자신있게 신을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는 신에 대한 생각을 믿고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신을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까? 신을 만난 사람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개하는 방법도 안다. 하지만 신을 만나지 못한 사람은 상투적인 이론이나 경전의 구절 혹은 자기 생각을 말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