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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길의 소울메이트》

고요한 새벽에《산티아고 길의 소울메이트》를 읽고 있다. 회사를 퇴직한 60대 남편과 아내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다. 며칠 전부터 읽기 시작해서 지금 절반 조금 더 읽었다. 그들은 지금 레온으로 향하고 있다.

노년의 여행이지만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해서 몸을 단련하고 필요한 것들을 모두 체크해서 떠난 여행이었다. 발에 물집도 나고 이런저런 어려움도 겪지만 두 부부가 서로를 위하며 걷는 여행길은 참 아름다워 보였다. 보통 부부나 연인이 이런 고생길을 걸으면 사이가 더 나빠진다고도 하는데, 이들 부부는 오히려 더 서로를 챙기면서 사랑을 키워가는 듯했다. 그들에게는 신앙과 사랑이 둘 사이를 더 가까이 엮어놓는 것 같다.

박기영의 여행집을 읽고 이 책을 바로 읽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산티아고 여행책이 두 권 더 있다. 모두 이번에 주문했다. 갑자기 왜 산티아고에 꽂혔는지 모르겠다. 언젠가 나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일 것이다.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지만 그렇게는 안 된다. 말 못할 사정이 많다. 준비도 해야 하고 환경도 만들어져야 한다. 그때가 되기 전에는 해외는 가기 힘들다. 하지만 반드시 떠날 생각이 있으므로 계속 관심을 갖고 있다.

예전에 유럽을 한 달 혼자서 걸은 것처럼 산티아고 순례길도 나 혼자서 가도 되지만, 이번에는 이들 부부처럼 누군가 함께 갔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 나는 결혼하지 않았으므로 아내와 갈 수는 없지만 여자 친구는 가능하다. 국내이든 해외이든 지금까지 멀리 여행을 함께 간 여자 친구는 하나도 없었다. 앞으로는 함께 갈 수 있다면 참 좋으련만 아직은 꿈같은 얘기이다. 본래 여행은 혼자 가야 좋지만, 중년부터는 함께 가는 여행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