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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라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우(友)라는 것은 손과 손을 마주 잡고 있는 그림 글자다. 지금은 모두가 친구인양 악수를 함부로 하고 있다. 친구라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하느님의 뜻대로 하는 사람은 나의 형제가 될 수 있다. 우애(友愛)처럼 믿음성 있는 것은 없다. 우애의 지경을 가야 하느님을 믿었다는 말을 할 수 있다. 예수는 제자들을 친구라 하고 친구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사람은 없다(요한 15:13)고 하였다. 믿음으로 우애할 수 있는 벗을 이 세상에서 만나기 어렵다. 우애는 살과 털이 만나는 피상교가 아니라 얼나에서 나오는 정신과 말씀으로 하나 되는 것을 말한다.

- 《다석 류영모가 본 예수와 기독교》p.77, 박영호 지음

내가 마음공부를 하면서 가까운 사람들과 많이 멀어졌다. 내가 떠나간 게 아니라 그들이 알아서 하나둘 떠나갔다. 그들은 자신들의 종교 교리에 스스로 구속되어 참 자유로의 길을 알지 못했다. 그들 스스로는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믿는 것에 대해서 뿌리 깊게 생각하지 못한다. 만들어진 교리에 묶여서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믿는 것을 나도 지난 날 평생 동안 믿어와서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깨달은 진리는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 

나는 성령을 체득하고서야 내가 틀리지 않았음을 분명히 알았다. 이전에 기독교에서 말하는 성령 체험과 거듭남은 실체가 없는 것이었다. 예수님의 복음과도 이질적인 것으로써 그렇게 해서는 살아서 구원에 이를 수 없다. 기껏해야 죽어서 천국에 간다는 소망 뿐이다. 그런 천국은 있는지 없는지 확인도 불가능하다.

내 안에 성령이 완전히 자리잡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평생을 살았던 자아가 죽지 않으려 발악하기 때문에 완전히 잠재우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때까지는 어쩔 수 없이 지금과 같은 상태로 살아야 한다. 하지만 내 안에서 완전한 안식이 찾아왔을 때 진정한 친구를 만나고 싶다. 단지 친분으로 맺어진 관계는 언제든지 깨어질 수 있다. 이번에 나는 그런 사실을 체험으로 분명히 알았다. 자신과 삶의 방향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면 언제든지 등을 돌린다. 그게 보통 우리가 말하는 친구이다. 하지만 영적 친구는 다르다. 가족보다 더 든든하고 그 관계가 깊다. 진리의 길을 가는 사람들 모두 그런 친구를 동경하는 걸 봤다. 그 만큼 그런 사람들 만나기가 귀하다는 것이다. 예수님도 그런 친구를 위해서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고 하지 않은가. 

공자의 《논어》에도 이런 구절이 있다.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 여기서 말하는 벗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그런 친구가 아니다. 뜻을 함께 한 친구를 말한다. 즉 참 성품을 깨달아 군자의 길을 가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 사람은 주변에서 볼 수 없다. 너무나 멀리 있어서 서로를 그리워하다가 오랜 만에 찾아오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공자의 친구(朋)는 기독교적으로 말하면 성령을 깨달아 성인이 된 사람을 말한다.

나는 아직 그런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 내가 이쪽 길로 들어선 지가 얼마되지 않아서 교류가 없다. 때가 되면 그런 사람을 만날 것이라 생각한다. 그때까지는 공부에 전념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