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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을 말하는 기독교인

기독교인들 중에서도 심층종교를 말하고 깨달음을 말하는 분들이 있다. 아직까지는 소수여서 거대한 한국 기독교의 힘에 눌려서 크게 확장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시대인 만큼 조금씩 그런 분들의 주장에 동의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 나도 기독교의 테두리를 벗어나서 보편적 진리와 심층종교에 편입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딱히 그런 분들과 주장이 똑같은 것은 아니다. 대체적으로 공감하고 같은 의견이라는 것이다. 나는 나대로 펼쳐지는 길로 갈 생각이다. 하지만 완전히 홀로서기를 할 때까지는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기독교에서 심층종교와 깨달음을 말하는 분들은 대체로 학자이거나 목사이다. 일반 성도들 중에서 그런 열성을 가진 이는 아직 잘 모르겠다. 나처럼 숨겨져 있어서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내 웹사이트에 모든 걸 기록하고 있어서 세월이 흐르고 알려지면 언제든지 밖으로 드러날 수 있다. 그때에는 보수적 문자주의 기독교인들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을 것이다. 그 전에 탄탄한 맵집을 만들어 놔야 한다. 깨달음의 길에서는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라서 지금은 그들의 공격에 힘이 없다. 그렇다고 무너질 일은 없겠지만 불필요하게 에너지 낭비할 일은 만들지 않을 생각이다. 공부할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심층종교와 깨달음을 말하는 기독교인들의 책도 오래 전부터 제법 나와 있다. 지금도 어떤 목사님이 쓴 책을 한 권 읽고 있다. 이런 분들의 글을 읽으면 무척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이들은 깨달음을 이야기하지만 본인 스스로는 아직 깨닫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글을 읽으면 스스로의 깨달음 체험에서 묻어나는 글이 나오지 않고, 조금은 이론적이며 일반화된 주장을 나열하고 있다. 물론 글의 내용은 참 좋다. 하지만 다석 류영모 선생처럼 진짜 깨달았을 때 나오는 그 핵심이 항상 빠져 있다. 이런 분들의 마음과 열정과 글은 아름다우나 생명이 결여되어 약간은 공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분들이 많아야 한다. 깨달음은 쉽게 되지 않는다. 이들도 그걸 알고 있다. 그래서 천천히 한계단 한계단 올라가려고 하는 것이다.

기독교 중에서도 개신교는 특히 깨달음에 취약하다. 깨달음은 여러 길을 통해서 가능하지만, 개신교에서는 도통 그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내가 개신교에서 벗어나 다른 방법으로 깨달음의 길을 찾아나선 것도 그 때문이기도 했다. 그나마 기독교계에서 실제로 깨달아 길을 개척한 분이 다석 류영모 선생이시다. 하지만 그는 깨닫는 방법에 있어서는 특별히 말한 내용이 없다. 내가 추측하기로는 그도 동양적 명상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는 유·불·선에 아주 밝은 분이셨다. 아직 그 분의 글을 다 못 읽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글과 제자 박영호 선생이 쓴 여러 권의 책 속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단지 52세에 크게 깨달았고, 자신에게 온 성령이 예수·붓다에게 온 성령과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기독교의 불모지에서 깨달음 공부를 하느라 여러 해를 보내야 했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 사이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동영상을 보고 여러 명상과 기도를 실행해봤는지 모른다. 결국 나는 내 방법을 찾아내어 깨달음 문을 열고 들어섰다. 지금의 공부는 깨달음 공부가 아니라 그 이후의 공부가 진행 중이다. 기독교적으로 깨달음의 길을 개척한다면 아마도 보수 기독교에게서 이단 취급 받는 걸 각오하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 그들의 공격에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맵집을 키우면 된다. 그들은 예수님이 말씀하신 진짜 거듭남을 모르니 무슨 말을 해도 신경쓸 일은 아니다. 류영모 선생도 살아 생전 이단으로 취급 당했다. 마치 예수님이 유대인들에게 핍박 받듯이 말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류영모 선생에 대한 연구가 학계와 교계에서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말 모범적인 기독교적 깨달음의 길이 있었으면 좋겠다. 예수님의 복음을 핵심으로 그것에 이르는 좋은 방법이 개발되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너무 막연해서 사람들이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 개신교인들 중에서 실제로 깨달아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다. 모두 자신들은 믿음으로 거듭났다고 생각하나 그것은 사도 바울의 교리에서 비롯된 생각이다. 예수님의 관점에서보면 실제로 거듭난 사람은 아주 없다고 판단된다. 그나마 극소수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은, 본인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깨달았을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깨달은 사람은 계속해서 공부하지 않으면 금방 사라지고 만다. 깨달음은 본인이 반드시 자각해야 자기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