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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스승인가 신인가?

이 사람에게도 뜻 가운데 인물이 있다. 내가 잘못할 때 나에게 잘하라고 책선하는 벗이 의중의 사람이다. 내게 책선하는 이는 예수다. 예수는 나의 선생이다. 그러나 예수를 선생으로 아는 것과 믿는다는 것은 다르다. 예수하고 우리하고 차원이 다른 게 아니다. 예수·석가도 혈육으로는 우리와 똑같다. 예수가 말하기를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요한복음 15장 5절)라 하였다고 예수가 우리보다 월등한 것은 아니다. 몸으로는 예수의 몸도 내 몸과 같이 죽을 껍데기지 별 것이 아니다. 예수만이 혼자 하느님의 아들인가 하느님이 주신 얼의 씨를 키워 로고스의 성령이 참나라는 것을 깨달아 아는 사람은 누구나 모두 얼의 씨로는 하느님 아들이다. 내가 로고스의 얼로 하느님 아들인 것을 알고 이것에 매달려 줄곧 위로 올라가면 내가 하늘나라로 가는지 하늘나라가 내게로 오는지 그것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하늘나라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 된다. 하느님의 씨인 로고스의 얼이 하늘나라이며 영원한 생명인 것이다. 사람마다 이것을 깨달으면 이 세상은 그대로 하늘나라다. 자기 속에 있는 하느님의 씨(얼)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 영원한 생명을 얼의 나로 깨달으면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느낀다. 그러면 누구나 몸으로는 죽지만 하느님 아들인 얼로는 죽지 않는다. 몸나에서 얼나로 거듭나는 것이 영원한 생명이다. 얼나가 참나임을 깨닫는 것이 거듭나는 것이다. 영원한 생명(얼나)은 예수가 오기 전부터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이어 내려오고 있다. 예수는 단지 우리가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이 사실을 똑똑히 깨달아 가르쳤다. 우리가 예수의 삶을 생각해 보면 하느님의 아들 노릇을 하였다고 생각된다. 하느님의 아들 노릇을 하는데 아주 몸까지 희생하였다. 처음으로 하느님께 바치는 거룩한 제물이 되었다는 말이다. 우리는 날마다 무엇을 먹든지 무엇을 마시든지 이 생각이 나와야 한다.

- 《다석어록》 

류영모 선생이 60대에 위의 말을 하셨다고 한다. 그에게서 예수님은 스승이지 신(神)이 아니다. 예수님의 몸은 우리 몸과 다를 바가 없다. 예수님도 죽고 우리도 죽는다. 예수님이 특별한 것은 그가 성령으로 깨어났다는 사실이다.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 된 것은 바로 성령으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것이다. 즉 하나님의 아들은 인간 예수가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성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신약성경에도 성령으로 거듭난 자들을 하나님의 아들들이라고 말한다.

기독교는 예수님을 믿어야 구원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류영모 선생은 예수님을 믿을 게 아니라, 예수님처럼 성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한다. 두 가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를 하나님으로 믿고 우리 죄를 대속하였다는 것을 믿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런 믿음에는 참된 구원이 없다. 실질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반면에 예수님처럼 성령으로 거듭나면 근원적인 변화가 생긴다. 육적인 것은 죽고 성령으로 다시 태어난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를 신으로 믿는 게 아니라, 예수님처럼 성령으로 거듭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믿는 것을 말한다. 그런 믿음으로 스승되시는 예수님을 따르라는 것이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자신을 믿고 따르라고 한 의미도 모두 그런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