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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변화 속의 지속성

도(道)는 "끊임없는 변화 속의 지속성"으로써의 도이다. 깨달음 공부를 할 때에도 나는 변하지 않는 어떤 영원 불변의 초월적 존재를 자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계속되는 변화 속에서 변함이 없는 영원성을 자각한다. 의식이 변화의 내용물에 집착하면 그것과 함께 휩쓸려서 정신을 차라지 못하지만, 변화 속의 영원성에 놓여있으면 마치 배가 닷을 내린 것처럼 떠돌지 않고 고요하고 잔잔하게 변화를 지켜볼 수 있다. 그때 나는 변화하지 않는 무엇을 자각한다. 이 무엇은 변화와 떨어진 어떤 절대 존재는 아니다. 계속되는 변화 가운데 변하지 않는 무엇이다. 

인간이 변화 속의 지속성 너머에 있는 어떤 실존(실제로 있다면)에 직접적으로 닿을 수 있는가? 내 공부가 약해서인지 몰라도 나는 아직 경험적으로는 그 존재를 모르겠다. 다른 깨달은 사람의 말을 자세히 들어봐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절대 불변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경험한다거나 자각한다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표현으로는 보지 못하는 것을 보라, 소리 없는 소리를 들어라, 현상 너머 실체를 보라 등등 다양한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나도 그런 류의 표현을 사용한다. 그것이 "끊임없는 변화 속의 지속성"이 아닌 실체를 직접 경험한다는 말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변화 속의 지속성에서 변하지 않는 것을 감지하고 그것으로 어떤 불변의 존재와 관계짓는다면 그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럴 때 일반적으로 불변의 존재와 통한다고 표현한다. 그것은 직접적인 관계 맺음이 아닌 조금 다른 종류의 표현이다. 아마도 변화 속의 지속성에서 인식되는 영원성으로 인해서 불변의 존재와 통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끊임없는 변화 속의 지속성"이 하나님, 도(道), 불성, 부처 등으로 불려지는 존재와 관계를 맺어도 문제될 것이 없다.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변화 속의 지속성을 통해서만 영원성이 드러난다. 만약 아니라면 영원 불변의 초월적 존재를 설정해야 하고 그것은 현존해야 하며 경험되어야 한다. 하지만 경험되지 않는 것을 있다고 말하면 그것은 가짜가 된다.

사람들은 늘 변화를 인지한다. 하지만 변화의 지속성에서 영원성을 느끼는 사람은 반드시 깨달아야 가능하다. 그런데 그 영원성이란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다. 변화의 지속성을 느끼면 영원성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변화의 지속성이 없다면 알아차림도 발생하지 않는다. 변화의 지속성이 있기 때문에 변화도 알고 영원성도 안다. 그 변화하지 않는 영원성은 하나님, 도(道), 불성, 부처, 참나 등과 같은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사람이 영원한 것을 경험하면서 이것 외에 또 다른 길이 있는가? 이 영원성은 만물이 똑같이 경험하는 실제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나 똑같이 경험할 수 있기에 진리라고 한다. 다만 그 영원성을 스스로 아느냐 모르느냐는 차이가 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깨달은 사람만 실제로 자각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알면서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