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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되지 않는 공허한 것들

종교나 영성에서 경험되지 않는 것들을 두고 옳고 그름을 싸우는 것은 바보짓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경험되는 것을 실제라고 하고, 경험되지 않는 것을 관념이라고 한다. 관념은 의미를 만들어 실제에 관여할 수는 있으나 그 자체는 힘이 없다. 특히나 실제가 중요한 지점에서 관념은 공허하다.

하나님을 아는 것은 어떠한가? 하나님을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것은 실제이며, 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이해는 관념이다. 평생 신앙인으로 살아도 하나님의 현존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의 신앙은 공허하다.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서 그것을 피부로 느끼는 것은 실제이지만,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야기나 설명은 관념이다. 하나님 나라가 어떠하며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아무리 말해도 자신이 하나님 나라 안에 있음을 느끼지 못한다면 공허한 이야기일 뿐이다.

구원에 대해서 많은 말을 들었지만 내가 직접 구원을 누리지 못한다면 내가 아는 구원은 관념이고 공허하다. 내세의 천국과 지옥에 대해서 익히 알지만 산 사람이 누구도 경험할 수 없다면 그것은 공허한 이야기에 불과하다. 산 사람은 내세에 대한 이야기만 듣는다. 그런데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 그렇다면 누가 내세를 산 사람에게 전달했을까? 산 사람이 산 사람에게 내세를 전한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 때문에 산 사람이 행복과 공포를 느낀다. 죽은 후의 내세를 걱정할 게 아니라, 살아있는 동안 천국과 지옥을 해결하는 게 더 지혜롭다. 생각보다 실생활에서 지옥 속에 사는 사람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