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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는 순례자》를 다 읽었다

조금 전 《이름없는 순례자》를 모두 읽었다. 확실히 1부와 2부의 저자가 같다고는 하는데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1부는 순례자의 소탈하고 꾸밈없는 순례의 여정이 중심이었다면, 2부는 신학적인 글이며, '예수기도'가 중심이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1부가 더 마음에 든다.

예수기도는 묵상 기도와 관상 기도의 중간 정도의 단계라고 한다. 내가 봐도 그런 것 같다. 어제와 그저께 습지길을 갔다가 돌아올 때 예수기도를 해봤다. 발걸음을 옮기면서 '주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의 아드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속으로 기도했다. 이 기도의 좋은 점은, 기도에 집중하다보면 마음이 맑아진다는 것이다. 잡생각이 나지 않고 온통 기도 문구에 집중할 수 있다. 물론 깨어있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하게 되면 별 의미가 없다. 잡생각이 파고들기 때문이다. 깨어있는 정신으로 기도해야 의미가 있다.

사도 바울이 말한 것처럼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것을 실천하기 위해서 교부들은 예수기도를 실천해 왔다. 그들은 끊임없이 이 기도를 입으로 혹은 마음속으로 부르며 했을 것이다. 예수기도가 그들을 구원에 이르게 해 준다는 믿음 때문이었을까? 예수님을 향한 신앙심 때문이었을까? 아마도 둘 다였을 것이다. 그렇게라도 영혼이 구원받을 수 있다면 뭣인들 못하겠는가?

예수기도는 필요에 따라서 잘 하면 유익할 것 같다. 내 경우에도 마음을 집중하거나 생각을 차단할 때 사용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예수기도를 활용해 보려 한다. 요즘 나는 늘 깨어서 하나님을 의식하는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생각이 계속 비집고 들어와서 그 임재의 순간이 깨어질 때가 많다. 그때마다 예수기도를 하면서 생각을 몰아내고 다시 하나님의 자리로 들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