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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공부를 하면서 병행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깨달음 공부를 하면서 병행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앞 글에서도 썼지만 요즘 나는 평생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 지를 고민하고 있다. 일이든 취미생활이든 상관없이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면 된다. 그런데 그런 것이 금방 눈에 띄지 않는 이유를 알겠다. 모두 깨달음 공부 때문이다.

깨달음 공부를 하는 사람은 다른 일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깨달음 공부가 인생에서 제1순위이기 때문이다. 이 공부는 평생 해나가야 하는 삶 자체이다. 마치 신앙을 죽을 때까지 지니고 사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이 공부를 하면서 다른 것도 병행하려고 하니 그 다른 것들이 마음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마음에 차지 않으니 혹여 다른 무엇이 또 있나 싶어 계속 곁눈질을 하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깨달음 공부를 하면 다른 것을 하기가 싫어진다. 그냥 본성 자리에 앉아서 세월아 네월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 그러니 다른 것을 하고 싶겠는가? 피아노를 연습하고 배우면 재미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해야 한다. 어쩌다 일정 기간 쉬면 또 다시 하기가 힘들다. 다시 하려면 엄청난 다짐을 한 후에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미술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계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물론 깨달음 공부도 처음하는 사람은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본성을 보게 되면 그때부터는 특별한 노력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노력하면 공부가 더 안 된다.

깨달음 공부를 하면서 병행할 수 있으려면 특별한 노력없이 저절로 할 수 있는 것이면 가능할 것 같다. 일이나 취미생활을 하더라도 이미 익숙해서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면 괜찮다. 하지만 처음부터 노력해서 배워야 하는 일이라면 그게 쉽지 않다. 내가 피아노와 미술 공부를 하면서도 뭔가 채워지지 않는 것은 노력을 하면서 공부하기 때문이다. 노력하며 집중하다보면 깨달음 상태가 무너진다. 그런 상태에서 피아노 연습이나 미술 공부가 지속되면 많은 시간 노력을 했음에도 마음이 그리 개운하지가 않다. 열심히 해서 약간의 성과가 있다는 자부심은 있지만 마음의 채워짐은 계속 유지되지 않는다. 그것은 그 공부를 하는 중에 깨달음 상태가 무너져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간에 완벽한 충만 상태에 있으려면 깨달음이 유지되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아직 그런 상태가 아니다. 그래서 깨달음 공부가 아직 한참 멀었다.

다른 걸 찾아봐도 더 이상 끌리는 게 잘 없을 것이다. 지금 내가 하는 것들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