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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에 눈내린 운동장에서 맨발걷기 하다

자정이 가까웠을 때 집을 나서서 충남대 운동장을 찾았다. 맨발걷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집에 돌아오니 자정을 지나서 아기 예수가 탄생하신 성탄일이 되었다. 운동장에 눈이 내려서 하얗게 덮혔다. 한 시간 걸었더니 운동장에 동그란 자국이 생겼다. 본래 이런 야밤에 맨발걷기를 하지 않는데, 앞에 올린 글에서 말한 것처럼 어제 오후에 국수집에서 국수를 먹었는데 국수집에서 일하시는 한분이 감기에 걸려서 계속 허공에 기침을 해댔다. 마스크도 하지 않고 기침을 하는데 그 국수집은 잘 아는 집이라 이미 주문한 국수를 두고서 도망나오지도 못하고 국수 한 그릇 다 먹고 나오게 되었다. 아무래도 내가 바이러스를 먹었을 것 같은데 너무 기분이 안 좋았다. 감기에 걸렸으면 집에서 쉬든가, 아니면 마스크라도 하면 좋은데 전혀 그런 생각 조차 못하는 것 같았다. 내가 몇 년 동안 코로나 피해서 살았는데 결국 바이러스와 마주쳤다. 단순 감기인지 코로나인지 구분이 가지 않아서 뭐라고 말하기 이르지만 내가 면역력을 기르는 수밖에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코로나가 아닐 가능성이 높지만 그것은 알 수가 없다. 

집에 와서 자료를 찾아보니 코로나 걸린 사람도 처음으로 한 맨발걷기 3일만에 다 나았다는 텍스트가 보였다. 오랫동안 맨발걷기를 한 사람은 면역력이 있어서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었다. 그렇다면 나도 이번 주간 매일 두 차례 맨발걷기에 집중하면 설사 내게 바이러스가 침투했더라도 활동을 하지 못하고 사라지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낮에 맨발걷기를 했음에도 야밤에 또 나가서 맨발걷기를 한 시간 한 것이다. 이번 한주 동안은 매일 그렇게 두 차례 맨발걷기를 해야겠다.

한 시간 걸으면서 피아노 스케일을 마음 속으로 그리며 시간을 보냈다. 짜투리 시간을 그렇게 활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