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삶의노트 > 삶의노트

과학(3) 교육(3) 글모음(59) 깨달음(358) 생각(439) 시사(104) 여행(97) 역사(1) 영성(282) 영화  (7) 예술·미술(35) 일상·삶(503) 종교(571) 철학(5)

맨발걷기를 하다가 조웅래 회장을 보다

맨발걷기를 하는 (주)맥키스컴퍼니 조웅래 회장의 뒷모습

조웅래 회장이 운영하는 선양은 대전 지역의 유명한 소주 <린>을 팔고 있다.

오후에 매일 맨발 황톳길에 와서 두 시간 걷고 있다. 오늘도 여느 날과 같이 와서 걷는데 한 중년의 신사가 할머니 한분과 나란히 서서 맨발걷기 효과에 대해서 대화하는 게 들렸다.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였다. 고개를 들어서 그의 옆모습을 보니 한눈에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 국내에서 가장 긴 계족산 황톳길을 조성했던 조웅래 회장이었다. 그는 이곳 계룡스파텔 황톳길도 만들었는데 그 혜택을 지금 내가 누리고 있다. 유튜브로 그의 동영상을 종종 봤기 때문에 나는 그의 활약상을 조금 안다. 그리고 황톳길을 만든 것에 대해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의 마음도 갖고 있다.

그는 계족산 황톳길과 이곳 계룡스파텔 황톳길을 찾아와서 맨발걷기를 함으로써 얻은 시민들의 경험담을 듣곤 한다. 오늘도 그는 열심히 걸으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했다. 그의 걸음은 무척 빨랐다. 나와는 거의 한 시간 정도 같은 공간에서 걸었는데, 그는 사람들을 지나칠 때마다 고개를 살짝 돌려서 얼굴을 살폈다. 그러다가 익숙한 얼굴이 보이면 아는 척을 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혹여 나한테 말을 걸까봐서 속으로 '그냥 지나가라, 그냥 지나가라' 말하며, 그러는 나 자신도 웃겨서 혼자 미소지었다. 다행히 그는 내 곁을 지나갈 때 슬쩍 내 옆모습을 보고는 모르는 얼굴이라 그냥 지나쳤다. 나한테 말을 걸어도 별로 불편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방해를 받고 싶지 않았다. 사실 별로 할 말도 없었고, 더군다나 내가 그를 알지도 못하는데 내가 먼저 황톳길 깔아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도 뭐했다. 나중에 의도치 않게 대화를 나눌 기회가 되면 그때 감사 인사를 해도 괜찮을 것이다. 언젠가 나는 계족산 황톳길 아래로 이사를 가서 그곳에서 매일 몇 시간씩 걸을 생각이다. 그러면 한번은 그와 부딪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