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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난 척하는 마음

남이 잘난 척하는 말을 듣기 싫어하는 것은 바로 그대에게 잘난 척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저 잘난 마음을 닦으면, 남이 아무리 잘난 척해도 마음이 동요되지 않을 것이다.

- 《마음을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p.132, 백성욱

나는 내가 자존심이 강한 걸 잘 안다. 자존심은 자아의 대표적인 요소이다. 자신을 존귀하게 여기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마는, 그것이 타인과 구별짓고 자신만이 존귀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모두 존귀하게 여긴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은 것은 자존심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자존심은 버린다고 잘 버려지지 않는다. 그냥 그것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마치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 홀가분하고 자유롭다.

다른 사람에게 칭찬을 많이 하고 호응하고 감탄하고 치켜세워주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별로 대단하지 않은 것도 감탄하며 탄성을 내지르며 반응한다. 그런 반응을 받는 사람이야 기분이 좋겠지만 나중에 그에게도 똑같은 반응을 해주지 않으면 결국 관계가 파행으로 끝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나는 경험을 통해서 남을 치켜세워주는 걸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 중에서 상당수가 자신도 상대로부터 치켜세워지기를 바라는 심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참 씁쓸한 경험이었다.

나는 사람들에게 칭찬을 들어도 별로 좋아하거나 싫어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습성이 있어서 내가 어느 정도의 상태인지 스스로 평가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이가 나를 너무 띄워주는 맨트나 행위를 할 때에는 조금 의아해한다. 하지만 그러거나말거나 별로 신경을 안 쓴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서 어느 날 내가 자기를 인정하지 않거나 호응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을 때 갑자기 돌변해서 나를 공격하는 경우가 몇 차례 있었다. 즉 그가 나를 띄우는 것은 그 자신도 그런 인정을 받고 싶은 욕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왠만해서는 상대를 치켜세우지 않는다. 사실 내 기준이 좀 높다. 내가 누군가를 칭찬하거나 띄울 때에는 정말 내가 마음으로 인정할 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