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삶의노트 > 삶의노트

과학(3) 교육(3) 글모음(59) 깨달음(358) 생각(439) 시사(104) 여행(97) 역사(1) 영성(282) 영화  (7) 예술·미술(35) 일상·삶(503) 종교(571) 철학(5)

눈이 없는 사람은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눈이 없는 사람은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눈을 감으면 세상이 깜깜하게 보인다. 그런데 그것은 눈이 없는 세상이 아니다. 눈을 감으면 눈꺼풀이 눈을 가렸기 때문에 눈꺼풀 안쪽이 깜깜하게 보이는 것이다. 즉 눈꺼풀을 보면서 세상이 깜깜하다가 착각한다. 그때 눈에 불을 비추면 눈꺼풀 뒤로 불빛이 보인다. 즉 단순히 눈을 감는다는 것은 눈이 없는 사람의 경험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렇다면 눈이 있는 사람이 눈이 없는 사람의 경험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간단하다. 지금 자신의 머리 뒤 보이지 않는 곳을 머리를 돌리지 말고 보려고 해 보라. 눈이 앞에 있으니 당연히 뒤는 보이지 않는다. 그 상태에서 머리 뒤는 어떻게 보이는가? 까맣게도 보이지 않는다. 그냥 텅 비었다. 아무것도 없다. 그냥 앞쪽만 보이고 머리 뒤쪽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눈이 없는 사람의 경험이다. 만약 내가 어느 날 눈이 모두 실명한다면 세상이 깜깜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무것도 없는 공(空)을 경험할 것이다.

그 원리는 냄새, 소리, 감촉도 모두 똑같다. 그것들이 경험될 때에는 감각으로 나타났다가 경험이 끝나면 사라진다. 그렇다면 보지 않을 때 사라지는 세상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감각으로 경험되면 나타나고, 감각에서 멀어지면 세상도 사라진다. 사라진 세상은 어디에 있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는지 그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