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몽마르트 파파〉 짧은 소개 영상이다. 영화 감독인 아들이 아버지(민형식)의 다큐멘터리를 찍었다. 민형식씨는 대구에서 미술 교사로 재직했다. 그는 정년 퇴직을 하고 오랫동안 꿈꾸던 계획을 실천에 옮겼는데, 그것은 파리 몽마르트 언덕에서 그림을 그리는 거였다. 단지 일회성 그림 그리기가 아니라, 몽마르트 거리의 화가로 정식 등록을 하여 전문 화가로 나서는 것이었다. 지금은 짧은 영상을 보고서 글을 쓰지만, 이 글을 다 쓴 후에 영상을 보려고 이미 다운로드 받아 두었다.
그는 돈을 벌려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었다. 그림 그리기 위해서 그리는 거였다. 대신에 몽마르트 언덕에서 그리고 싶었던 것이다. 몽마르트 언덕은 20세기 전후로 많은 화가들이 살면서 그림을 그렸던 장소이다. 우리가 잘 아는 인상화 화가들도 그곳에서 그림을 많이 그렸을 것 같다. 2001년에 내가 방문했을 때 화가들이 그림 그리는 광장이 언덕 안쪽 공간에 자리하고 있었다. 민형식씨도 그곳 한 자리를 맡아서 그림을 그렸다. 비가 오는데도 그는 혼자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그릴 때 느낌이 있는데 비 온다고 멈추면 안 된다고 한다. 참 멋진 말이다. 세계와 마주할 때 느껴지는 감정을 다양한 색깔로 묘사하는 화가들이 참 존경스럽다.
평생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는 무엇을 가지는 것은 참 중요하다. 민형식씨는 그림을 선택했다. 나는 무엇이 좋을까? 나도 오랫동안 그것을 생각해 왔다. 내가 좋아하면서 지치지 않고 그 순간 희열과 열정을 가질 수 있는 것이면 좋았다. 지금 생각으로는 글쓰기와 피아노 연주이다. 걷기도 있지만 그것은 건강과 관련되니 취미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 두 가지는 아직 정식으로 시작하지 않아서 완전 초보 수준이다. 글쓰기는 이곳 「삶의노트」에 기록하는 것이 전부이고, 피아노는 30대 초반에 바이엘을 배웠던 것이 전부이다. 그럼에도 나는 앞으로 계속해서 두 가지는 계속 진행해 보고 싶다. 글쓰기나 피아노 연주나 처음에는 모두 기술이다. 글쓰기는 사고의 기술이고, 피아노는 손가락의 기술이다. 둘 다 테크닉을 익히고 나면 그때부터 영혼이 스며들게 할 수 있다. 둘 다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 지 어느 정도 감이 잡혀 있다. 준비가 되면 시작하면 된다.
글쓰기를 한다고 해서 책을 내거나 그럴 욕심은 아직 없다. 요즘은 누구나 다 책을 내는 시대이다보니 책의 가치가 참 낮다. 나도 쓰고 싶은 책이 있지만, 충분한 훈련으로 숙련되지 않았다면 책을 내지 않을 생각이다. 여기서 훈련이라 한다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사람들이 관심갖고 읽을 수 있는 그 간격이 일치하는 것을 말한다. 꼭 필요한 사람에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전달되었으면 한다. 만약 그런 단계가 오지 않았다면 쉽게 책을 내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꾸준하게 글쓰기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아직은 아니지만 이사를 한 후부터 본격적으로 시도하지 않을까 싶다.
피아노 연주는 몇 년 동안은 어렵다. 일이 년 안에 이사할 곳이 아파트인데 그곳에서 피아노 연습은 불가하다. 단독 주택으로 이사해서 방음이 된 피아노실을 만든 다음에 본격적으로 연습을 할 수 있다. 그럴려면 최소 5년 이상 더 기다려야 한다. 그 전에 다른 것들을 먼저 진행하면 되니 그리 신경쓸 일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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