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삶의노트 > 삶의노트

과학(3) 교육(3) 글모음(59) 깨달음(358) 생각(439) 시사(104) 여행(97) 역사(1) 영성(282) 영화  (7) 예술·미술(35) 일상·삶(503) 종교(571) 철학(5)

감기

이틀 전 수요일 오후에 갑천누리길을 걷고와서 저녁에 감기에 걸렸다. 갑천누리길을 걷다보면 몸에서 땀이 많이 난다. 겨울에는 매일 샤워를 하지 않고 머리만 감고 땀만 씻어낼 때가 많다. 땀은 겨드랑이와 상체에만 주로 났는데, 그날도 겨드랑이 땀을 씻기 위해서 상체를 홀라당 벗고 씻은 게 화근이었다. 면역력이 좋은 날이라면 그 정도로 감기에 걸리지 않는데 그날은 몸 컨디션이 좋지 못했던 모양이다.

씻은 후 몇 시간이 지나서 저녁이 되니 몸에서 감기 증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콧물이 조금 났고, 목이 염증으로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나에게 감기가 오면 대체로 목감기가 우선이었다. 나는 얼른 목에 목도리를 두르고, 계피와 꿀을 탄 차를 마셨다. 초기 감기에는 계피와 꿀이 직빵이다. 방은 보일러를 돌려서 온도를 올렸다. 보통 그렇게 하면 하루를 넘기지 않고 감기는 떨어져 나갔다. 그런데 이번 감기는 그렇지 않았다. 증상도 코로나 오미크론과 거의 흡사했다. 하지만 내가 다른 사람들과 접촉해서 걸린 게 아니란 걸 확실히 알기 때문에 감기가 분명했다. 그래도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기에 어제는 외출을 금지하고 집에서만 지냈다. 증상은 더 이상 심해지지 않았다. 콧물은 첫날 조금 나려다 말았고, 어제는 종일 목만 조금 컬컬하면서 감기 증상을 드러냈다. 목이 따갑거나 그런 정도도 아니었다. 음식도 잘 먹었고 물도 잘 마셨고 침도 잘 삼켜졌다. 더 심해지지 않는 걸 봐서는 오미크론은 확실히 아닌 듯하고 가벼운 감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저께 밤은 긴장을 했던지 자주 깨서 소변을 봤다. 어제 밤은 그나마 평화롭게 잘 잤다. 오미크론에 걸리면 허리나 몸의 통증 때문에 잠을 잘 못잔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증상이 없다. 소변 때문에 깨긴 했지만 몸의 통증 때문은 전혀 아니다.

오늘 아침에 깨어보니 여전히 목감기 증상만 조금 남아 있다. 계피와 꿀을 타서 지금 마시고 있다. 오늘 유성장인데 시장에 갈려다가 포기했다. 문자가 왔는데 전국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3만명 가깝게 나타나고 있다. 유성에도 249명이 확진자가 나왔다. 지금까지 최고 수치이다. 이런 때에는 사람 많은 곳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나도 아직 감기가 덜 나아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혹여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내가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를 옮길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감기야, 오늘은 부디 떨어져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