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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

설날 아침이다. 하지만 평범한 하루와 같다. 잠을 깨면 발목운동으로 몸에 피를 돌리고, 간단한 요기로 배를 채운다. 돼지감자, 우옹, 대추 등을 넣어서 차를 우려내고 발라드 가요를 들으며 홀짝홀짝 마신다.

이제 우리나라도 오미크론이 대세가 되었다. 전파력은 강하지만 중증은 델타에 비해서 1/5정도이다. 요즘 유성구에는 매일 150명 미만으로 감염자가 나타나고 있다. 설이 지나면 급속도로 확진자가 늘어난다고 하는데 은근히 걱정도 된다. 사람 많은 곳은 가지 않는다. 유일하게 이삼일 간격으로 농협 마트에 가는데 그때만 정말 조심하면 된다. 주변 사람들을 보면 별로 경각심이 없다. 길을 걷다보면 마스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걷는 사람도 보이고, 마트에서 사람간의 간격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거리를 걸으면서 커피숍 안을 보면 20대 청년들이 옹지종기 모여서 정겹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커피를 마시느라 모두 마스크를 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 공간에서 누구 하나 감염자가 있다면 공간 속의 모두에게 감염시키고 만다. 설마 자신은 감염되겠나 하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요즘 철학 강의를 자주 듣는다. 조금만 들으려고 했더니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폰에 강의 영상을 담아서 세 시간 갑천누리길을 걸을 때에도 듣고 집에서도 듣는다. 예전에 철학 공부는 충분히 했음에도 시간이 지나니 대부분 잊혀졌다. 다시 들으니 옛날 들었던 지식이 상기되면서 이전 본래의 지식으로 메워지는 듯했다. 하지만 그때보다 더 심도깊게 이해가 되고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