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삶의노트 > 삶의노트

과학(3) 교육(3) 글모음(59) 깨달음(358) 생각(439) 시사(104) 여행(97) 역사(1) 영성(282) 영화  (7) 예술·미술(35) 일상·삶(503) 종교(571) 철학(5)

하나님의 때

황교안 “자유 대한민국 지켜야 할 하나님의 때 왔다” [기사] 

목사나 정치인이 어떤 사회 현상을 두고 하나님과 연관시키는 경우가 많다. 황교안이 위와 같이 말했다. 속으면 안 된다. 하나님의 때가 아니라 하나님의 때라고 생각하는 황교안의 때인 것이다. 모든 시대에서 자신의 생각, 느낌, 야망, 철학을 하나님과 빗대어 말하는 것은 전형적인 정치·종교적 수법이다. 나보다 나은 사람이 저런 말하면 그 말이 맞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심리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말은 개나 소나 다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말과 실체는 엄연히 다르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때는 언제인가? 특정한 하나님의 때는 없다. 차라리 모든 순간이 하나님의 때이다. 그 때는 선이 장악할 수도 있고, 악이 장악할 수도 있다. 하나님은 선을 허용하지만 악도 허용한다. 그 선과 악은 하나님이 임의로 때에 따라서 허용하시는 것이 아니라, 전 우주적 흐름에서 그렇게 순환하며 저절로 흘러가는 것이다. 그 자연적 흐름이 바로 하나님의 뜻이며 때이다. 사실 굳이 하나님의 때나 뜻을 들먹일 것도 없다. 흘러가는 대로 그 자체이니 말이다. 만약 그 흐름에서 내가 원하는 것으로 이루어지게 하려면 그 만큼 물결의 흐름을 바꾸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 물결은 자연적 질서에 따라서 흘러가는데 물결을 바꾸려는 적극적인 노력없이 방치하면 물결의 변화가 없다.

한 예로, 지금 흐름에서 윤석열의 지지도가 이재명보다 높다. 윤석열이 대통령 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까, 이재명이 대통령 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까? 양 진영 모두 자신들이 지지하는 사람이 대통령 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은 그들 바램과 아무런 상관없다. 대통령 되는 사람이 하나님의 뜻이다. 민심이 천심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 말은 진실이다. 사람들의 마음이 모이는 곳에 하나님의 뜻이 열매를 맺는다. 그것이 선일 수도 있고 악일 수도 있다. 잘난 사람일 수도 있고, 못난 사람일 수도 있다. 잘난 사람을 뽑으면 다행이고, 못난 사람을 뽑으면 다시 민심이 일어난다. 하나님의 뜻은 그렇게 움직인다.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물론 국민들에게는 참 안된 일이겠지만 그것도 하나님의 뜻이다. 마침 그가 정치를 잘 한다면 다행이겠지만 제2의 박근혜와 최순실의 사례가 된다면, 혹은 폭군으로 남는다면 다시 민심은 돌아설테고 하나님의 뜻도 이전의 흐름에서 이탈하게 된다. 특정한 때가 하나님이 예정하신 때는 없다. 하나님의 때는 매 순간이다. 하지만 사회 현상를 볼 때 사태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는 굳이 하나님의 뜻을 찾지 않아도 조금만 관심가지면 누구라도 예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