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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분류:
깨달음
움직이지만 움직인 적이 없는 경지
결국 유학의 정신성의 측면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유가에서 말하는 '안정됨'(定) 또는 '고요함'(靜)이 어떤 것인가를 분명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천리를 간직하는 일은 이미 마음이 일어난 동(動)의 상태에 해당할 텐데 왜 또 그것을 고요하고 안정된다고 하는가"라는 육징의 질문에 왕수인은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리(理)를 늘 인식하고 간직하며 중심으로 삼는 것이 바로 '보지 않고 듣지 않으며' '생각도 없고 하는 것도 없는' 경지이다. 그러므로 이 '보지 않고 듣지 않으며' '생각도 없고 하는 것도 없는' 경지란 마른나무나 꺼진 재와 같은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보고 들으며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언제나 리에 알맞게 되어서 보고 들으며 생각하고 행동한 적이 없는 것일 뿐이다. 이것이 바로 움직이지만 움직인 적이 없는 경지이다. - 《양명 철학》p.524, 진래 저 유교의 마음공부는 참 경이롭다. 어떤 사물이나 일에 집착함이 없이 내면의 양지를 길러서 흔들임 없는 삶을 살아가려는 모습에서 많은 배움을 얻는다. 양명학은 불교와 많이 닮았다.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마음공부에 있어서는 거의 같다. 그리고 유가들이 도달하고자 하는 경지는 기독교적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보고 듣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언제나 리에 맞으면 보고 듣고 생각하고 행동한 적이 없다고 한다. 즉 움직이지만 움직인 적이 없다. 여기서 움직인다는 것은 사적 의도가 있느냐에 따라서 결정이 난다. 리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행위는 어떤 의도를 갖거나 외부의 일에 엮여서 반응하는 행위와는 다르다. 리에 순응하는 행위야말로 성인의 삶이다. 성인은 사사로운 의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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