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道)를 묻는 사람에게 대답하는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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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분류: 깨달음

무용

2019년 03월 17일

道를 묻는 사람에게 대답하는 詩

- 왕수인 -

배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
이렇게만 수행하면 오묘하고 더욱 오묘해진다.
세인에게 말해도 어리석어 믿지를 않고,
도리어 몸 밖에서 신선을 찾는다.

- 《양명철학》p.394, 진래 저

※

結茅於孤山山下 결모어고산산하
飢來喫食困來臥 기래끽식곤래와
冬夜夜寒覺夜長 동야야한각야장
煨取柴頭三兩箇 외취시두삼양개

고산의 산 아래에 초막을 지어 놓고
배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눕는다네
차디찬 겨울 밤이 하도 길어서
타는 장작 위에 나뭇조각 두 토막을 또 올렸다네

- 백운경한 선사 -

※

'배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는 것은 일상이 바로 道라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런 말은 일반인이 하기에는 좀 벅차다. 깨달은 사람은 일상이 도(道) 자체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서 일상은 고통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적으로 말하면, 우리의 일상의 삶이 바로 하나님의 뜻이다. 있는 그대로의 삶, 지금 이 순간 펼쳐지는 그대로 하나님의 뜻이다. 하지만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뜻을 자신의 뜻대로 바꾸려고만 하지 순종하려고는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