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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분류:
여행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김희경 작가와 그녀의 책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왜 이 길을 걷는지 자신의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 먼 길을 걷는 동안 만난 사람들 중 종교적 동기가 강했던 사람도 얼마 없었다. 각자 어떤 이유에 이글려 카미노에 왔겠지만, 여기서 뭘 찾는지 설명하는 것을 곤혹스러워하는 사람이 많았다.
돌이켜 보면, 여행의 목표와 의미를 처음부터 설정하려 안달하기보다 낯선 길을 홀로 걸을 때, 그리고 낯선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다 숱한 이들이 공유하는 어떤 감정과 지향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날 때, 비로소 여기서 무엇을 원하는지가 스스로에게도 이해되기 시작한다는 것이 더 사실에 가까웠다. 여행 도중에, 어쩌면 여행이 끝나고 난 뒤 한참이 지나서야 깨닫게 될지도 모를 여행의 이유를 처음부터 분명히 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는 것이다. -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p.21, 김희경 지음 이 책은 김희경 작가가 2008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와서 일 년 후에 쓴 글이다. 이제 막 읽기 시작했는데 위 구절이 마음에 들어서 옮겼다. 실제로 여행을 해보면 자신이 여행하는 목적이나 동기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별 의미없는 경우가 많다. 여행하는 동안에는 출발전의 마음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목적없이 그냥 떠난다. 막연한 동경이나 희망 또는 현실 탈출을 목적으로 떠난다. 때로는 자기 자신을 찾으려고 떠나기도 하지만, 그렇게 떠난 사람치고 자기 자신을 찾은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대부분은 여행 자체에 만족하거나, 자신이 왜 여행을 했는지를 여행을 마친 후에나 아는 경우가 많다. 여행은 여행 자체가 목적이고 의미이다. 다른 것을 얻기 위해서 여행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되면 여행 자체가 많이 퇴색되며 여행이라고 할 수도 없다.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여행 자체가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물론 그렇게 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것은 나만의 여행의 의미라고 할까, 다른 이에게까지 권할 마음은 없다. 내가 걷는 한걸음 한걸음이 여행이며 순례이며 의미이다.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은 재미있을 것 같다. 오늘부터 매일 조금씩 읽어나갈 생각이다. 방금 뒷 부분을 조금 더 읽었는데, 의외로 김희경씨는 새침대기 같으면서도 강한 정신력의 여성 같다. 고등학생 때부터 내가 잠깐 짝사랑했던 여자를 떠올리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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