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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이이의 마음공부2

어떤 사람이 묻기를 "희로애락의 감정이 발동하지 않았을 때(未發)에도 보고 듣는 바가 있는가?"라고 묻기에, 신(臣)이 대답하기를 "만약 사물을 보기도 하고 소리를 듣기도 할 때에 생각과 사려가 보고 들음에 따라서 발동하여 나타나면, 이는 진실로 감정이 발동함(己發)에 속한 것이요, 만약 사물이 눈을 지나가는 것을 바라볼 뿐이고 '보았다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거나, 소리가 귀를 지나가는 것을 들을 뿐이고 '들었다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아서, 비록 보이고 들리는 것이 있더라도 보고 들었다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이 희로애락이 아직 발동하지 않은 미발(未發)의 경지를 방해하지 않는다. 

- 율곡 이이의 마음공부, 《조선선비들에게 배우는 마음 챙김의 지혜 100》중에서

율곡이 말하는 미발(未發)의 경지는 불교의 '보는 자를 보라'는 것과 같은 상태를 말한다. 단지 성리학은 미발의 상태에서 사단의 지혜를 밝히는 것이고, 불교에서는 대상에 의식을 머무르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경험해 보면 둘은 거의 구분이 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