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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그녀의 홀로 여행이 좋다
어제 알라딘 서점에서 《프라하에서 길을 묻다》를 샀다. 이 책은 2005년에 이나미씨가 프라하 여행을 마치고 쓴 글이다. 그녀는 편집디자인 회사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했던 모양이다. 틈틈히 여행을 했던 것 같은데 이 책이 첫번째 여행기라고 한다.  
《프라하에서 길을 묻다》와 이나미(2005년)
여행을 위한 두 가지 목적 - 길 잃기와 길 찾기.
그것을 위해서는 혼자 떠나는 것이 중요하다. 독일에 도착한 그녀는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앞 저렴한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열차를 타고 프라하로 떠났다. 그녀의 사소한 일상이 조심스럽게 글로 표현되어 있다. 차분하고 안정적인 분위기이다. 하지만 낯선 프랑크푸르트의 분위기와 기차에서의 그녀의 글은 고독과 기대감이 함께 느껴진다. 그녀는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는 것 같다. 아직 얼마 읽지 않았는데 32살에 혼자 유럽배낭여행 갔던 일이 머리에서 스쳐 지나간다. 나는 프랑크푸르트에는 가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곧 도착할 프라하에는 갔었다. 그녀가 머문 프랑크푸르트 호텔에서의 기록을 읽는데, 예전에 내가 뮌헨 중앙역 앞 저렴한 호텔에서 묵었던 때가 떠올랐다. 그곳에서 나도 그녀와 비슷한 느낌을 가졌었다. 뮌헨에는 전혜린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 슈바빙을 돌아다녔다. 다음날은 뮌헨 옆 도시를 가기 위해서 이틀 그 호텔에서 묵었는데 작고 좁은 방이었다. 앵두와 사과를 사서 밤에 혼자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녀의 글을 읽는데 그때 그 느낌이 호출되었다. 그리고 기차에서의 추억도. 브뤼셀에서 기차를 타고 독일로 넘어가던 중이었다. 국경을 넘어서니 독일 청년이 커피포터를 들고 다니며 커피를 팔고 있었다. 커피의 향기가 그리워서 커피를 주문했다. 아마도 5마르크를 주었던 것 같다. 종이컵인데 손잡이가 있어서 참 아이디어가 좋다고 생각했다. 커피맛은 쓰면서 달콤했고 창밖으로 보이는 전원풍경이 기분까지 업(up) 시켰다. 도시를 이동할 때마다 열차를 이용했다. 나는 늘 혼자였다. 하지만 그 혼자 여행이 참 고독감이 들면서도 왜 그리 좋은지 몰랐다. 유럽 여행을 꿈 꾼 것은 20대 초반부터였다. 27살 때부터 해외여행을 갔지만 유럽은 32살에 처음 방문했다. 꿈에 그리던 여러 도시를 방문했다. 32일간의 일정인데 방문할 곳이 많아서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했다. 다음에 다시 방문하면 자주 이동하는 것보다는 한 곳에 오래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스쳐지나가는 곳은 곧잘 잊어버리지만 발이 오래 머무른 곳은 기억에도 잘 남았다. 다시 유럽에 갈 때가 언제인지는 나도 모른다. 아마도 몇 년 뒤에는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때에는 한 도시에 오래 머무르면서 지낼 생각이다. 깊은 밤이다. 커피 두 잔을 연거푸 마시고 있다. 분위기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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